전세난이 심해지면서 분양가가 싼 공공 분양아파트가 무주택자들의 내집 마련의 주요 공급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민간 분양아파트보다 분양가가 10% 정도 싸 상대적으로 적은 부담으로 내집 마련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공 분양아파트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SH공사·경기도시공사 등이 택지지구(공공택지)에 제한적으로 내놓는 일반분양아파트다. 분양가가 저렴한데다 택지지구에 들어서 기반시설도 잘 갖춰진 게 장점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남은 물량이 많지 않아 어느 때보다 치열한 청약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오는 10~12월까지 전국에서 공급되는 공공 분양아파트는 10개 단지 6278가구에 이른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전세난에 지친 무주택자라면 분양가가 저렴한 공공분양 아파트로 내집 마련에 도전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구리시 구리갈매지구에서는 LH가 B3블록에 382가구를 공급한다. 지난 8일 모델하우스를 열고 본격 분양에 들어간 상태다. 선호도 높은 전용면적 74㎡ 212가구와 84㎡ 170가구 등 총 382가구로 이뤄졌다. 경춘선 갈매역이 도보 10분 거리에 있고, 지하철 6호선 신내역(예정)과 8호선 별내역(예정)도 가깝다. 국도 47호선과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도 인접해 있다. 단지 바로 앞에 초등학교가 있다.
삼호는 이달 김포 한강신도시 Ac-07a블록에 들어서는 ‘e편한세상 한강신도시2차’(전용 74~84㎡ 807가구)를 선보인다. 김포도시철도 마산역 역세권 단지다. 공급 가구 수는 전용면적별로 △74㎡A 104가구 △74㎡B 200가구 △84㎡A 353가구 △84㎡B 150가구다. 약 13만㎡ 규모의 대형 근린공원이 가깝고, 단지 인근에 초·중학교가 자리잡고 있다.
서울에서는 양천구 신정동 신정4보금자리지구에 140가구가 공급되고, 인천은 인천가정지구 9블록에 714가구가 분양된다. 지방에서는 강원도 강릉시 강릉유천지구 A2블록과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주만성지구 A1블록에 각각 864가구와 711가구가 분양 예정이다.
청약 조건 까다롭고 가격 상승 폭도 작아
공공 분양아파트의 최대 장점은 저렴한 분양가다. 분양가가 대부분 주변 시세의 70~80% 수준에 불과하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분양가 상한제 폐지로 민간 아파트 분양가가 점차 올라가면서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는 공공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고 말했다.
분양가가 저렴한 대신 청약 조건이 까다로운 편이다. 무주택자라도 무주택 기간이 3년 이상이어야 당첨 확률이 높고, 청약통장도 있어야 한다. 무주택 기간이 길수록, 청약저축 가입 기간과 납입 횟수가 많을수록 당첨 가능성이 높아진다.
소득·자산 제한도 있다. 전용 60㎡ 이하는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소득의 100% 이하, 부동산 2억1550만원 이하, 자동차 2794만원 이하여야 한다.
또 전체 공급 물량 중 절반 가까이는 △신혼부부(혼인 5년 이내) △다자녀 가구(3명) △생애 최초 주택 구입 △노부모(65세 이상 3년 이상 부양) 부양 가구에게 특별공급되기 때문에 여기에 해당한다면 좀 더 높은 확률로 당첨될 수 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공공 아파트의 경우 저렴한 분양가 등 여러 장점이 있지만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민간 아파트에 비해 가격 상승 폭이 작고, 같은 지역에서도 민간 단지보다 가격이 낮게 형성된다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