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전유물 젤리, 성인 입맛 사로잡았다

올 상반기 젤리·소프트캔디 매출 1037억원
젤리, 아이들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 어필
제과업계, 프리미엄 젤리 제품 개발·마케팅
  • 등록 2015-10-05 오전 6:00:00

    수정 2015-10-05 오후 4:40:33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직장인 이혜민(28)씨는 퇴근길에 곧잘 마트나 수입과자점에 들러 젤리를 사먹곤 한다. 집에 젤리 봉지를 들고 들어가면 부모님이 애같이 젤리를 먹느냐며 핀잔을 주곤 하지만 간편하고 부담이 적은 젤리에 계속 손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젤리 시장은 최근 연평균 두 자릿수가 넘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이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젤리가 성인 남녀에게도 인기를 끌면서 시장 파이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시장 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젤리·소프트캔디 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 성장한 1037억원을 기록했다. 현 추세라면 젤리·소프트캔디 시장은 올해 처음 연 매출 2000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지난해 젤리·소프트캔디 시장 연 매출은 1898억원이었다.

(사진=오리온 제공)
개별 제품별로는 지난 7월 오리온(001800) ‘젤리밥’이 젤리로는 이례적으로 출시 두 달 만에 1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젤리밥은 오리온 인기 과자 ‘고래밥’을 리뉴얼한 제품이다. 2013년 롯데제과(004990)가 선보인 소프트캔디 ‘말랑카우’는 출시 이후 20개월 동안 소비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누적매출 500억원을 돌파했다. 봉지 수로 따지면 약 4200만봉지로 전국민 10명 중 8명은 말랑카우를 사먹은 셈이다.

젤리 시장이 꾸준히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배경에는 성인 소비자가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젤리가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디저트 제품으로 각광받으면서 소비자층이 성인층으로까지 확대된 것이 젤리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중에 판매되는 젤리 판매순위를 보더라도 성인 소비자들을 겨냥한 천연과즙 프리미엄 젤리가 매출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소셜커머스 업체 티켓몬스터(이하 티몬)의 집계에 따르면 현재 판매 중인 젤리 제품류 가운데 가장 인기있는 제품은 ‘웰치스젤리’다. 천연과즙이 들어 있는 웰치스젤리는 무지방·무방부제·무글루텐 제품이라는 점이 입소문을 타며 올 1~9월 지난해보다 매출이 50% 넘게 늘었다.

최근에는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성인 여성을 중심으로 일본 곤약젤리가 인기를 끌고 있다. 곤약젤리 한 개(25g) 당 칼로리는 25㎉로 젤라틴을 사용한 기존 젤리의 3분의 1 수준이다.

지난 6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일본 ‘만난라이프 후르츠곤약젤리’는 수량이 제한된 구매대행임에도 현재까지 약 2만개 넘게 판매됐다. 현재 젤리류 판매순위 3위를 기록 중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제과업체들도 아예 처음부터 성인 소비자를 겨냥해 제품 개발부터 마케팅을 펼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롯데제과는 프리미엄 브랜드인 ‘팜온더로드’를 통해 블루베리와 딸기맛 젤리를 선보였다. 가격은 기존 제품의 배 가까이 차이난다.

오리온도 ‘젤리데이’를 선보이며 성인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특히 20~30대 여성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비타민을 함유했다는 것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펼쳤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그동안 젤리하면 어린아이들을 위한 제품이라는 인식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그런 인식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며 “건강과 다이어트를 생각하는 성인 소비자들을 위해 색소를 줄이고 천연과즙을 늘리는 등 프리미엄 젤리 제품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만난라이프 후르츠곤약젤리’ (사진=티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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