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위 "서울연극제 대관 탈락, 정치적 의도 아냐"

12일 시사매거진2580 방송 관련 입장 밝혀
중극장 대체 못한 책임 통감하나 명예실추시 강력 대처
"기자재·스태프 등 지원결정…극단과 협의중"
  • 등록 2015-04-16 오전 4:39:50

    수정 2015-04-16 오전 4:47:51

예술위가 제안한 아트원시어터 1관과 서울연극제 집행위가 선택한 대학로 예술마당 1관 극장 비교 표(자료=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는 서울연극제의 대관 거부와 관련해 “주최측인 서울연극협회 측이 갈등을 부추긴다”며 “예술위 임직원의 명예 실추시 상황이 악화된다면 강력히 대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다만 연극 ‘물의 노래’의 경우처럼 극단측이 원했던 중극장 대체 극장을 구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예술위가 책임져야 할 부분인 만큼 아르코예술극장의 조명 및 음향 기자재, 기술 스태프 등의 공연 서비스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6일 예술위는 “지난 12일 밤 방송된 MBC 시사매거진 2580을 통해 연극협회가 서울연극제 대관 탈락을 사회비판적인 작품을 걸러내기 위한 예술위의 숨겨진 의도가 있다고 밝히는 등 정치적으로 몰아가고 있다. 대체 공연장 전면 거부 및 손해배상 청구로 갈등을 부추긴다”면서 입장을 밝혔다. 이는 지난 13일 서울연극제 공연장 보이콧과 관련해 입장을 전한 데 이어 예술위 측의 두 번째 입장 표명이다.

예술위 측에 따르면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3편인 연극 ‘6.29가 보낸 예고부고장’과 ‘청춘, 간다’는 대학로예술마당1관, 연극 ‘물의노래’는 마포아트센터 대극장을 사용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며 변경한 두 극장의 경우 예술위 측이 제안한 대체 극장보다 지리적 여건 등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예술위 관계자는 “연극 ‘6.29가 보낸 예고부고장’이 공연될 대학로예술마당 1관의 경우 객석수도 85석이 적고 지리적 여건도 낫지 않은데 대학로예술마당 1관으로 변경했다”면서 “예술위가 제안한 아트원시어터1관에서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된다. 연극 ‘청춘, 간다’ 역시 전면 거부라는 명분보다 실리를 선택하기를 예술위는 바라고 있다”는 뜻을 전했다.

반면 ‘물의 노래’의 경우 중극장을 제안하지 못하고 소극장만 제안한 점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예술위는 “산하 센터 운영 극장을 우선 섭외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했다”며 “9일 대체 공연장 제안 후 12일 대관거부 시까지 협의가 불충분했던 점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물의 노래’에 대해서는 아르코예술극장의 조명 및 음향 기자재, 기술 스태프 등 아르코예술극장과 동일한 공연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예술위 측은 전했다. 이어 “상승하게 되는 대관료 부분도 단체 제작비 보전 등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14일에 권영빈 예술위 위원장이 박장렬 서울연극제 집행위원장(서울연극협회 회장)에게 이와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예술위는 진행과정에서 부족한 면이 있었음을 인정, 사과하면서도 어느 정도 협의 가능한 상황임에도 서울연극제의 공연장 보이콧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예술위 측은 “예술현장의 동반자인 예술위 임직원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각종 언사 및 의혹 제기는 상황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상황이 악화된다면 강력히 대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1월부터 예술위와 서울연극제는 대관 문제로 첨예한 갈등을 빚어왔다. 당시 예술위는 대관심의에서 ‘신청서 자료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36년만에 처음으로 서울연극제를 탈락, 다시 대관을 허용하며 갈등이 봉합되는 듯했으나 지난 3일 극장 무대장치 이상을 이유로 극장 폐쇄를 결정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지난 4일 대학로 일대에서 개막한 서울연극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센터가 운영하는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식참가작 3편을 올릴 예정이었다.
(자료=예술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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