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N 직구토크]개장 2주만에 4% 상승, 초저금리 대안상품 급부상

  • 등록 2014-11-29 오전 6:00:00

    수정 2014-12-05 오후 5:47:02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공부 잘하는 학생들을 모아 우등반을 만들었다. 전교생 중에서 성적순으로 200명을 선발한 것이다. 하지만 우등반 학생들의 성적도 들쭉날쭉하다. 매달 눈에 띠게 성적이 향상되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꾸준히 하위권을 맴도는 친구가 있다. 전체 평균을 높이는 학생은 하루가 다르게 성적을 끌어올리는 ‘초고속 향상자’들이다.

이같은 논리를 주식시장에 적용해 보자. 코스피200 종목은 전체 2000여개 상장사 중 우등반 학생을 뽑아놓은 것과 같다. 이들의 평균 성적을 지수화 것이 코스피200 지수다. 우등반의 평균 성적인 코스피200 지수는 전교생의 평균 성적인 코스피보다 높다. 이에 착안해 탄생한 것이 국내 대표적 상장지수펀드(ETF)인 코덱스200이다. 전교생이 아닌 우등반의 평균 성적(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한다.

그렇다면 우등반 중에서도 우등생, 즉 성적이 쑥쑥 치고 올라가는 학생들만 모아 놓으면 어떨까. 코스피200 종목 중에서도 실적이 제자리인 종목을 제외하고 모멘텀이 강한 급등주들 위주로 선별하면 된다.

하지만 지금까진 이런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제 투자상품으로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 좋은 투자 아이디어라도 이를 제대로 담아낼 수 있는 툴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게 됐다. 지난 17일 상장지수증권(ETN)이 본격 시행되면서다.

이번 직구토크의 주제는‘맞춤형 ETN 투자’다. 전문가들은 “ETN이야말로 초저금리 시대를 타계할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26일 서울 명동 이데일리 본사에 문성제 우리투자증권 에쿼티 파생본부 차장, 임상백 삼성증권 주식운용팀 차장, 박은주 한국투자증권 DS부 마케팅팀 팀장 등 각사의 ETN 전문가들이 모였다.

ETN, 투자대상을 ‘하나의 지수’로 나타낸 것

성선화 기자(이하 성)=ETF 도입 10년 만에 국내 시장에도 ETN이 시행됐다. 하지만 ETN은 이름부터 어렵다. 개념도 잘 와닿지 않는다.

문성제 우리투자증권 에쿼티 파생본부 차장(이하 문)=기본 개념은 투자대상이 되는 기초자산(상장지수)를 ‘하나의 지수’로 나타낸다는 점이다. 투자 수익률은 정직하게 이 지수에 따라 결정된다. ETN 가격이 오르는 경우는 두 가지다. 첫째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상장지수들이 오를 때, 둘째 투자 수요가 늘어 ETN을 사려는 사람이 많을 때다.

=특정 상장지수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ETF와 비슷한 개념이다.

=물론이다. 하지만 펀드냐 증권이냐에 따라 운용주체가 달라진다. 펀드인 ETF는 자산운용사이가 운용하지만, ETN은 증권사가 자체적으로 운용한다. 증권사가 직접 운용하기 때문에 매매 비용 등 수수료가 절감된다. 게다가 펀드를 운용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트래킹 오차를 줄일 수 있다.

=트래킹 오차는 뭔가.

=예를들어 코덱스200은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다. 코스피200 지수에 따라 코덱스200의 수익률이 결정되는 것이다. 하지만 펀드인 코덱스200이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오차가 발생한다. 현실적으로 코스피200 지수를 완벽하게 추종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펀드매니저의 직접 운용이 가미되기 때문이다.

=트패킹 오차가 직접적으로 고객들에게 피해를 주나.

=그렇다. 트래킹 오차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이 고스란히 고객들이 내야하는 수수료에 녹아들기 때문이다.

ETN, 증권사의 투자전략을 사는 것

임상백 삼성증권 주식운용팀 차장(이하 임)=ETN이 ETF 보다 낫다는 식으로 설명하는 것에 반대한다. 개인적으로 트래킹 오차가 고객들에게 얼마나 큰 손해를 끼치는지 의문이다. ETN이 ETF와 유사한 건 맞지만, 각각의 특색이 있다고 본다. ETN의 핵심은 ‘투자전략’이다.

=모든 투자상품이 투자전략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 아닌가.

=그렇지는 않다. 국내에서 가장 대중화된 코덱스200은 코스피 지수를 추종한다. 글로벌 시장 상황에 대한 분석이나 향후 경제 전망에 따른 특별한 투자 전략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삼성증권 ETN의 투자전략은 뭔가.

=우리는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앞으로도 국내 시장은 박스권을 벗어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그중에서도 유럽 시장에 주목했다. 미국, 중국 등 다른 해외 시장도 살펴봤지만 유럽시장이 가장 유망하다고 봤다. 특히 유럽 기업들은 배당율이 높다. 이번에 선보인 ‘perfex유럽고배당ETN’에는 배당률이 4% 이상인 50여개의 유럽 기업들이 포함됐다.

=우리도 향후 코스피가 박스권을 횡보할 것이란 전제에서 출발한다. 박스권 시장에서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투자 전략을 고민했다. 이를 위해 코스피200 종목들 중에서 변동성이 큰 종목 10개만 선별해 담고 ‘빅볼지수(Big Vol)’로 만들었다. 우리투자증권에서 이번에 선보인‘octo Big Vol ETN’은 이 빅볼지수를 그대로 따라간다. 다시말해, 증권사에서 빅볼지수의 수익률만큼은 책임지고 보장한다. 이런 점에서 벤치마크(펀드의 기준이 되는 지수)와 괴리가 생기는 펀드와는 차이가 있다.

=지수를 그대로 추종한다는 의미가 뭔가.

박은주 한국투자증권 DS부 마케팅팀 팀장(이하 박)=ETN은 기본적으로 투자철학을 지수화할 수 있어야 만들 수 있다. 아무리 좋은 투자 아이디어로 이를 구체적인 숫자로 표현할 수 없다면 ETN 상품이 될 수 없다. 최근 삼성에스디에스처럼 공모주 투자의 수익률이 높지만,이를 ETN 상품으로 출시하기는 어렵다. 공모주는 발행이 일정치 않고, 코스피지수처럼 수익률을 숫자로 나타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공모주 펀드로 투자하는 게 낫다. 정리하면, 투자전략을 수치로 나타내고 그 수치만큼 증권사가 보장하는 상품이 ETN이다.

=ETN 상품들의 투자 전략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에 한국투자증권이 선보인 ‘TRUE 코스피 선물매수 콜매도 ETN’와‘TRUE 코스피 선물매수 콜매도 ETN’는 박스권 시장에서 약간의 초과 수익를 추구하는 ‘커버드콜(Covered Call)’전략을 구사한다. 사실 전략은 기관 투자자들의 기존에 잘 알려진 전략이기도 하다. 핵심은 주식가격이 하락하든 상승하든 무조건 조금 더 이익이 발생할 수 있도록 구조화한 것이다.

초저금리 시대, 재테크 대안상품

=정리하자면, 지금같은 초저금리 시대에 국내 증권사들이 각자의 투자전략을 구현할 수 있는 ETN 투자상품을 선보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ETN이 초저금리 시대의 좋은 투자 상품이라고 본다. 현재 주가연계증권(ELS)의 쏠림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올해만 64조원이 ELS로 몰렸다. 하지만 ELS는 특별한 투자전략에 따른 상품이 아니라 만기 평가일의 지수에 따라 결정되는 리스크가 큰 상품이다.

=대부분 ELS은 코스피, 유로스탁스500, 홍콩항셍 지수 3개를 기초자산으로 하는데, 이들 중 하나가 반토막이 난다고 가정해봐라. 물론 상당히 낮은 확률이지만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다.

=ELS 쏠림현상도 초저금리 시대에 워낙 돈 굴릴 곳이 없다보니 나타난 현상이다. 지금같은 시대에 제대로 된 재테크 상품이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아직까진 거래량이 미미하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돈을 벌게 해주는 것이다. 일단 돈 벌었다는 소문이 나면 투자를 하지 말라고 해도 찾아올 것이다.

=투자 수익률은 어떤가.

=지난 17일 개장 이후 4% 정도 올랐다. 2주 수익률 치곤 엄청난 거다.

=끝으로 투자자들이 보다 자세한 정보를 알려면 어떻게 하면 되나.

=한국투자증권은 ETN 전용 콜센터(핫라인)를 운영 중이다. 전담 직원에게 친절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각사의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자세한 상품 설명을 볼 수 있다. 더불어 ETN 전용 사이트에선 보다 다양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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