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 5일 KDB생명 매각 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으로부터 예비 입찰에 참가한 국내 사모펀드(PEF)가 본입찰 참가자로서 적합하지 않다고 통보받았다”며 “이 PEF가 적격인수 후보(쇼트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아 당분간 KDB생명 매각을 진행하지 않을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KDB생명을 KDB대우증권과 묶어 파는 패키지 딜을 검토하고 있다”며 “우투증권 패키지 딜과 관련한 일련의 과정들을 살피고 있다”고 덧붙였다.
KDB생명은 지난 7월 우리아비바생명을 인수한 DGB금융지주(대구은행)와 매각협상을 벌였으나 매각가에서 견해 차가 커 유찰됐다. 이후 재매각에 나섰지만 적절한 인수후보를 찾 지못한 채 매각이 불발됐다.
금융권에서는 산업은행이 KDB생명과 KDB대우증권·산은캐피탈을 패키지로 묶어 파는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KDB생명을 매각하기 위해서는 산업은행이 KDB생명의 매각가를 80% 이상 깎아 내놓거나 대우증권·산은캐피탈과 패키지 매각하는 방안 이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며 “단독 매각하면 산업은행이 요구하는 매각가를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나마 KDB생명의 지급여력평가(RBC)비율이 지난 6월 말 현재 213.8%를 기록하고 있는 점은 추가 자금 투입부담을 낮췄다. 금융당국 권고 수준인 200%를 넘고 있어 당장 유상증자의 필요성이 당장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우증권 매각기한이 정해지지 않아 그 사이 영업력하락 등 경영여건 악화로 RBC비율이 하락할 수 있다. 증자가 필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미 8500억원을 투자한 KDB생명에 또다시 유상증자를 하면 대우증권 매각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추가 증자까지 더해진다면 매각가에 영향을 미쳐 패키지매각 자체가 불발될 수 있다.
금융당국 역시 KDB생명의 패키지매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리금융 매각 당시 패키지 매각을 처음 도입해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왔다”며 “매각 방안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데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 자회사는 모두 매각할 계획이어서 단독 매각이 여의치 않을 때 패키지 매각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은 2010년 3월 옛 금호생명을 인수했고 KDB생명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현재 투자금 회수를 위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대상 지분은 8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