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의 반응은 빨랐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의 입을 빌려 “선거결과에 불복하는 것이 품격인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친박 최고실세로 꼽히는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와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도 “정략과 한풀이가 우선”이라면서 ‘문재인 때리기’에 혈안이 됐다.
친박과 친노는 대선 이후 지난 1년 내내 서로를 헐뜯었다. 대선은 지난해 끝났지만 결코 끝난 게 아니었던 것이다. 친노는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만 주장해왔고, 친박은 정치적으로 실마리를 전혀 찾지 못했다. 기자는 대선개입 의혹은 중요한 문제이지만, 다른 의제들을 모두 버리면서까지 ‘올인’해야 하는지는 여전히 동의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두 계파에 대한 국민들의 상식적인 지지까지 올라간 것은 아니다. 제3세력인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공고한 지지율이 객관적인 자료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달 말 안철수신당에 대한 지지도는 26.8%로 민주당(12.6%) 보다 두 배 이상 앞섰다. 새누리당(43.1%)도 맹추격 중이다.
정치권 한 인사는 두 계파가 벌이는 정쟁을 두고 민생과 완전히 동떨어졌다는 점에서 ‘사이비’ 같다는 지적도 했다. 적대적 공존을 넘어 아예 한통속이라는 관측이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친박과 친노는 눈앞에 보이는 골수 지지층의 달콤한 환호 대신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