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나침반]7년 만에 코스닥 매수에 나선 외국인과 기관

  • 등록 2013-03-12 오전 7:35:00

    수정 2013-03-12 오전 7:35:00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이 12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2008년 12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은 41조원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꾸준히 늘어나 4년 만에 세 배의 시가 총액 증가를 기록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1조원 이상 기업은 13개며, 8000억~9000억원대 예비후보들까지 합치면 17개사나 된다.

한편 코스닥 지수도 2009년 하반기 이후 형성된 450~550포인트의 지루한 박스권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물론 코스닥 지수는 2000년 초 전성기의 3000포인트 대비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장기 박스권을 상향 돌파하는 모습 때문에 갈수록 코스닥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2000년 이후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의 누적 매매 패턴을 보면 코스닥 시장의 강세가 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은 2005년 12월부터 2012년 5월까지 약 6년 6개월 동안 5조3000억원의 코스닥 주식을 순매도 했다. 그러나 지난 1월 31일부터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는 꾸준히 코스닥 주식을 매수했다. 무려 7년 만에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코스닥 주식을 다시 사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이 왜 코스닥 주식을 사기 시작했을까?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가 집중되는 상황에서 코스닥시장의 강세가 환경 변화에 기인한 것인지, 아니면 부진한 유가증권시장에서의 피난처로서의 역할 인지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

기술적 분석에서 보면 이미 코스닥 시장은 과열국면에 진입했다. 주식시장의 과매수/과매도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 중의 하나인 ADR(20 거래일 간 상승종목수/하락종목수)을 보면 120%에 근접하고 있기 때문이다(과매수: ADR 120% 이상, 과매도 ADR 70% 이하). 또한 코스닥 대비 코스피의 시가총액 비중이 2010년 이후 최저점에 근접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코스닥의 상대적 강세가 그만큼 강하게 진행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펀더멘털 측면에서 보면 신정부 정책 기대감 또한 상당 부분 반영됐으며 지난해 연말 이후 강한 상승흐름을 보여준 코스닥 IT 부품주들의 실적 모멘텀도 갤럭시 S4 출시를 전후해서는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코스닥 시장의 과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코스닥 시장이 강세를 보일 때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분위기, 전방산업의 호황, 강한 경기의 반등 등이 어우러질 때다. 박근혜 대통령이 ‘중소기업 대통령’을 표방하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과 투자 확대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 대기업들은 소위 치킨게임의 승자가 되면서 세계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세계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아직 강한 경기반등 조짐은 없지만 코스닥 시장의 강세 변수의 절반 이상은 나타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코스닥 시장의 강세 환경이 조성된 것 외에 코스닥시장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급과 기업의 이익성장이다. 단순히 신정부의 정책 기대감이 아니라 실적이 부각되는 기업이 늘어 난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특히 작년부터 스마트폰 부품과 바이오와 헬스케어 기업의 활약이 뚜렷하다. 이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적인 현상이다. 미국에서도 바이오와 헬스케어 관련 업종의 주가는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LED조명, 콘텐츠(엔터테인먼트, 방송, 게임 등)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R&D의 매출화, 경쟁력 강화, 소비자의 관심 확대 등 구조적 변화에 의한 매출 및 이익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이들 기업의 성장은 지속가능성이 높다. 아마도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의 코스닥시장 기업 순매수 전환은 이런 시장의 변곡점에 대응한 투자판단일 것이다.

최근 코스닥시장의 강세 또는 과열은 외국인과 국내기관투자가들의 유동성에 힘입은 결과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2013년 코스닥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40% 수준으로 코스피 기업의 20%의 두 배에 달한다는 점을 주목한다. 코스닥 시장의 구조적인 변화와 실적 및 밸류에이션의 상대적인 매력도, 시장 리스크 및 할인요인의 감소, 수급적 우위 등이 서서히 맞물리는 모습이다. 비록 코스닥 지수의 장기 박스권 돌파에 따른 차익매물 출회, 기술적 과열 평가 등이 나오고 있지만 2013년에는 코스닥 시장의 추세전환 및 중장기 레벨업 시도가 꾸준히 나타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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