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소폭하락..재정절벽 우려속 관망

3대지수 0.1%대 하락..나스닥 3000선 재차하회
헬스케어주 약세-소비재 강세..넷플릭스 급등
  • 등록 2012-12-05 오전 7:30:36

    수정 2012-12-05 오전 7:30:36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소폭 하락하며 이틀 연속으로 약세를 보였다. 별다른 재료가 없는 가운데 재정절벽 협상에 대한 우려와 관망세가 여전한 탓이었다.

4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3.90포인트, 0.11% 하락한 1만2951.70으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5.51포인트, 0.18% 하락한 2996.69를 기록하며 3000선을 재차 밑돌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일보다 2.42포인트, 0.17% 낮은 1407.04를 기록했다.

전날 오후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2조2000억달러에 이르는 재정적자 감축안을 역으로 제안했지만, 이에 대해 백악관이 거부 의사를 밝혔고 공화당 내에서도 반발이 터져나오며 교착상태에 빠졌다.

또한 유로존에서는 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이 은행 통합감독 방안에 대해 또다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채 협의를 다음주로 연기한 것이 시장심리에 악영향을 줬다.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헬스케어 관련주가 소폭 상승한 반면 소비재와 기술주는 부진한 모습이었다. JP모간체이스가 0.59% 하락했고 휴렛-패커드(HP)는 5.13% 급상승했다.

넷플릭스는 월트디즈니가 자사 영화에 대한 TV 독점 배급권을 주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에 14% 이상 급등했다. 페이스북은 모바일 메신저 앱을 새롭게 공개한 이후 1.55% 상승했다. 특별배당 실시에 동참하기로 한 켐벨스프는 장초반 오름세를 지키지 못하고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미국 최대 자동차부품 소매업체인 오토존은 예상보다 좋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매출 부진으로 3% 가까이 하락한 반면 빅라츠는 예상보다 좋은 실적 덕으로 11.52% 상승하며 대조를 이뤘다. 다만 럭셔리 주택 건설업체인 톨브러더스도 실적 호조와 신규주문 증가 이후 차익매물이 나오며 1.76% 하락했다.

◇ 공화 ‘逆제안’도 교착..주지사들, 재정절벽 중재나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세금 인상 방안에 공화당이 2조2000억달러에 이르는 적자 감축안을 역제안했지만, 이 역시 교착상태에 빠졌다.

이날 민주당과 공화당 소속이 함께 구성한 주지사들의 대표단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과 베이너 의장을 만나 재정적자 감축 조치로 인한 주정부 예산 영향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 전미주지사협의회(NGA)를 이끌고 있는 민주당 출신의 잭 마켈 델라웨어주지사와 마크 데이턴 미네소타주지사, 마이크 비브 아칸소주지사, 공화당 소속인 게리 허버트 유타주지사, 스캇 워커 워스콘신 주지사, 메리 폴린 오클라호마주지사 등이 이 자리에 참석한다.

미국 공공정책 연구소인 퓨센터에 따르면 현재 미국 지방정부 수입의 3분의 1 정도가 연방정부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들은 재정절벽으로 재정지출이 삭감되고 세금이 인상될 경우 주정부 예산에 어떤 충격이 있을지를 질의하고 그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날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역제안한 2조2000억달러 규모의 재정적자 감축안을 백악관이 거부하는 등 좀처럼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특히 당내에서도 증세에 강력히 반대하는 티파티그룹의 일원인 짐 디민트 공화당 연방 상원의원은 “세수 확충은 일자리를 파괴하고 워싱턴 정치인들에게 적자를 해소하는게 아니라 오히려 늘리도록 부추기게 된다”며 공개적인 반대 목소리를 냈다.

◇ 빌 그로스 “성장 둔화될 선진국 장기국채 팔아라”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를 이끌고 있는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구조적 역풍으로 선진국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며 선진국들의 장기국채 투자를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그로스 CIO는 월간 투자전망 보고서에서 “구조적인 역풍으로 인해 미국과 다른 선진국 경제의 성장률이 2%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 때문에 미국과 영국, 독일 등이 발행한 장기의 국채에 투자하는 일은 피해야할 것”이라며 이들 국가의 하이일드 채권(고수익, 고위험 채권)과 은행 및 보험사 주식에 대한 투자도 피하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채권에 투자한다면 연간 3~4% 정도의 수익률에 만족해야할 것이고 주식에 투자한다면 그보다 불과 2~3%포인트 정도 더 높은 수익률에 만족해야만 할 것”이라고도 했다.

대신 그로스 CIO는 이같은 경제 상황에 맞춰 원유와 천연가스 등 원자재나 미국의 물가연동국채, 높은 신용도의 지방채권, 비달러화 표시 이머징마켓 주식 등을 통해 보다 높은 수익을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추천했다.

◇ EU, 은행 통합감독 합의 또 실패..내주 협상재개

유럽연합(EU)이 유럽중앙은행(ECB)을 중심으로 한 통합 은행감독시스템 구축을 위한 합의에 또다시 실패했다. 협상은 다음주 재개되지만, 독일과 프랑스의 의견 차이가 커 연내 합의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이날 EU 재무장관들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를 갖고 연내 금융동맹의 법적 토대를 확립하기 위해 ECB에 은행 감독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합의를 이뤄내지 못했다. 현재 EU 순회 의장국을 맡고 있는 키프로스의 바소스 시알리 재무장관은 이날 회의 주재 이후 “오늘 합의에 또다시 실패했고 오는 12일에 다시 만나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회원국들간에 의견 차이가 있지만, 합의를 이뤄내겠다는 의지는 강하다”며 목표로 하고 있는 연말까지의 합의에 대해 여전히 낙관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그러나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ECB에 은행 감독을 위한 전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두고 뚜렷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유로존 은행 감독에 있어 최종 결정권을 ECB에 부여하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독일 의회도 EU 은행권 전체에 대한 통제와 감독이라는 메커니즘에 대해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피에르 모스코비치 프랑스 재무장관은 “소형 은행들은 각국 당국이 개별적으로 책임있게 감독할 수 있지만, 규모가 큰 은행들에 대한 감독 전권은 ECB가 가져야할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또 “유로존에 포함되지 않은 EU 국가들의 우려를 잘 알고 있으며 그에 귀 기울일 것”이라며 유로존 회원국과 비회원국들간에 형평성 문제에도 보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美 은행권, 3Q 순익 7%↑..부실은행도 3년래 최저

미국 은행권이 지난 3분기(7~9월)에도 영업수익(매출)과 이익이 늘어나고 대출이 확대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 덕에 부실 은행수는 3년만에 가장 적은 수준까지 줄었다.

이날 연방 예금보험공사(FDIC)가 발표한 지난 3분기 미국 은행들의 전체 순이익 규모는 376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6.6% 증가했다. 은행들의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로 무려 13분기 연속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또 순이익은 전분기의 344억달러에 비해서도 9% 이상 증가했고, 조사 대상 은행들 가운데 57.5%가 전기대비 이익 증가를 기록했다.

앞선 2분기에는 못미쳤지만, 은행들의 대출도 늘어났다. 은행들중 55%가 대출 증가를 기록했다. 또 기업과 가계에 대한 전체 대출은 전기대비 648억달러 증가했고, 이중 145억달러는 모기지대출 증가분이었다. 2분기에는 전체 대출이 1020억달러 증가한 바 있다. 예금 잔액도 덩달아 증가했다. 3분기중 예금은 1817억달러 증가해 앞선 2분기의 615억달러보다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에 따라 부실 은행들의 수도 크게 줄었다. FDIC가 집계한 부실 은행수는 총 694곳으로, 앞선 2분기의 732곳보다 크게 줄어 지난 2009년 3분기 이후 3년만에 가장 적은 수를 기록했다. 올들어서도 지금까지 50곳의 은행들이 부도 처리됐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90곳보다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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