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자동차·주택 악재로 1.18% 하락

GM·포드 14~15%대 급락하며 투자심리에 부담
소비심리지표 반등 불구 주택지표 부진에 가려
  • 등록 2008-12-24 오전 6:43:25

    수정 2008-12-24 오전 7:37:31

[뉴욕=이데일리 지영한특파원] 뉴욕증시가 23일(현지시간) 약세로 마감했다. 크리스마스 휴가를 앞두고 거래가 한산한 가운데 자동차주를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지면서 지수가 오후장들어 약세로 방향을 잡았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00.28포인트(1.18%) 하락한 8419.49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0.81포인트(0.71%) 떨어진 1521.54를,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8.48포인트(0.97%) 내린 863.15를 각각 기록했다.

이날 뉴욕증시에 쏟아진 경기지표들은 1년째 경기후퇴(recession) 국면을 맞고 있는 미국의 어려운 경제여건을 다시 한번 확인시키며, 투자심리에 부담을 줬다.

특히 경기지표중 미시간대의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보다 좋게 발표됐지만, 부진한 주택판매 실적에 가려 제대로 관심을 받지도 못했다.

개장초만 해도 주식시장은 반등을 시도하는 듯 했다. 부진한 경기지표들이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닌 만큼 특별한 악재가 없다면 최근 하락에 따른 반등이 시도될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GM과 포드가 폭락세를 보이며 미국 자동차산업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킨 반면 거래부진에 따른  매수세 실종으로,  오후장들어 하락세로 방향을 굳혔다.

◇ 미시간 소비지수는 예상치 상회 불구 부진한 주택지표에 가려 

이날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12월 소비자신뢰지수 확정치는 이전 예비치(59.1)보다 소폭 상향된 60.1로 나타났다. 휘발유가격 하락세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확정치는 월가의 예상치(58.5)보다 좋은 결과였다.

그러나 이같은 호재성 재료는 부진한 주택거래 실적에 완전히 가려졌다. 더욱이 11월 주택거래 지표들은 집값이 폭락하는 와중에 거래가 오히려 급감하는 등 부동산시장 침체국면의 전형적인 특징들을 드러냈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11월 신규주택판매는 전월대비 2.9% 감소, 연율기준으로 40만7000채(계절조정)에 그쳤다.마켓워치가 집계한 시장전망치(40만채)보다는 사정이 나았지만 월간 신규주택판매 규모로는 지난 1991년 1월(40만1000채) 이후 가장 낮았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11월 기존주택판매의 경우엔 전월(491만채)대비 8.6%나 급감, 연율기준으로 449만채(계절조정)을 기록했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의 전망치(490만채)를 크게 밑도는 실적이다.

집값 하락세도 이어졌다. 11월 신규주택판매 가격이 평균 22만400달러로 전월(21만4600달러)보다 소폭 늘어난 반면 주택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존주택판매 가격은 5개월 연속하락하며 18만1300달러에 그쳤다. 기존주택가격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2% 떨어졌다.

한편 미 상무부가 이날 발표한 3분기 GDP 성장률 확정치는 이전 수정잠정치였던 마이너스 0.5%(연율기준)와 변동이 없었다. 월가가 당초 전망한 0.5% 감소세와 일치했다.

미국의 GDP는 지난 2분기만 하더라도 2.8%의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월가의 위기가 실물부문으로 확산되면서 3분기 GDP가 0.5% 뒷걸음친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섰다. 또 경제전문가들은 이번 4분기 GDP의 경우엔 마이너스 6%까지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GM·포드 다시 폭락..구제금융에도 미 자동차 생존 의구심 증폭

자동차주의 급락세가 이어졌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다드 앤 푸어스(S&P)와 무디스가 전날 GM과 포드의 신용등급을 각각 하향조정한 점이 악재로 작용했다.

특히 GM의 경우엔 지난 주 부시 행정부가 94억달러의 긴급자금 지원이 결정됐음에도 불구하고 S&P가 무담보 회사채의 등급을 투자적격 단계보다 무려 11단계나 낮은 `C` 등급으로 강등시켰다.

이같은 소식은 구제금융에도 불구하고 미 자동차산업의 중장기 생존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들였다. 여기에다 이날 쏟아진 부진한 경기지표들이 자동차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를 크게 꺾었고, 자동차주는 별다른 저지선없이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이날 뉴욕증시에선 포드와 GM 등 자동차 매물이 쏟아졌고, 다우 지수 구성종목중 거래량 2위를 포드가 차지했다. GM과 포드의 주가는 각각 14.53%와 15.44%의 급락세로 장을 마쳤다.

◇CIT그룹 구제금융으로 강세..텍스트론은 실적부진으로 급락

항공우주 금융 등의 복합기업체인 텍스트론(Textron)은 금융사업부문 부진에 따른 분기손실 예고로 20% 이상 급락세를 보였다. 이 회사는 비용절감을 위해 220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지만, 급락세를 돌리지는 못했다.

반면 금융업체로 현금부족에 시달리던 CIT그룹(CIT Group)은 2% 가까이 올랐다. 미 재무부의 금융권 구제기금의 부실자산구제계획(TARP)으로부터 23억달러를 지원받을 것이란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세계 1위 리눅스 업체인 레드헷(Red Hat)은 4분기 이익이 월가의 전망치를 상회할 것이란 소식으로 8.52%의 강세로 마감했고, 세계 최대 물류기업인 프로로지스(ProLogis)가 아시아지역 자산매각을 통해 13억달러의 자금을 확보할 것이란 소식으로 10% 이상의 급등세로 장을 마쳤다.

이외에 주요 종목중에선 씨티그룹, AIG,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이 약세를 기록했고 노텔네트웍스, 내셔널시티, 알코아 등이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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