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뉴욕 주식시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주택차압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모기지 대책을 곧 발표할 것"이라는 헨리 폴슨 장관의 발언으로 한때 회복되기도 했으나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감이 지속되면서 내림세로 마감했다.
미국 제조업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11월 구매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의 10개월래 최저치 하락과 "주택차압사태가 더 악화될 것"이라는 에릭 로젠그린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의 발언 등이 악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무디스가 구조화 투자회사(SIV)가 보유한 1050억달러 규모 채권의 신용 등급 하향 조정을 검토중이라는 소식도 한몫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추가 금리 인하는 이미 기정사실화되면서 지난주 주식시장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반영한 터라 별다른 재료로는 작용하지 못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3314.57로 전거래일대비 57.15포인트(0.43%)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3.83포인트(0.90%) 떨어진 2637.13으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472.42로 8.72포인트(0.59%) 밀렸다.
국제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이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에 상승했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거래일대비 배럴당 60센트 오른 89.3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액티비전 `급등`..모간스탠리, GE, E트레이드 `하락`
미국의 비디오 게임업체인 액티비전(ATVI)은 유럽의 미디어 거물인 비벤디로의 피인수를 재료로 12.6% 급등했다.
반면 모간스탠리(MS)는 4분기 실적 부진 전망에 1.3% 내렸다.
도이치뱅크는 채권 시장의 부진이 모간스탠리의 4분기 이익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영향으로 리만브러더스(LEH)와 베어스턴스(BSC)도 각각 2.4%와 1.6% 하락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씨티그룹으로부터의 내년 순이익 예상치 하향 조정(주당 2.50달러→2.45달러) 여파로 3.5% 뒷걸음질쳤다.
E트레이드파이낸셜(ETFC)도 뱅크오브아메리카로부터의 투자의견 하향 조정 영향으로 11.3% 급락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E트레이드의 브로커리지 사업의 가치 하락과 모기지 관련 손실을 반영,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낮췄다.
◇폴슨 장관 "모기지 대책 곧 발표..비과세 채권발행 허용 제안"
헨리 폴슨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금융권은 고정 수입 및 상대적으로 깨끗한 지불 내역이 있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대출자들이 그들의 집을 잃지 않도록 하는 계획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또 "지방 정부가 주택차압사태를 막기 위한 기금을 조성할 수 있도록 비과세 채권 발행을 일시적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며 미국 의회의 협조를 제안했다.
그는 "확대 추세에 있는 주택차압(foreclosure) 사태를 막기 위해 재무부는 금융권과 함께 일부 모기지의 금리를 동결하는 조치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슨 장관은 "주택차압의 진정은 모기지 대출자 보호 뿐만 아니라 모기지 업계 및 투자자들 모두에게 혜택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형 금융기관 뿐만 아니라 소형 금융기관도 참여함으로써 이번 대책의 효과를 배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동참을 촉구했다.
그러나 그는 금리 동결의 기간 등 이번 대책의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폴슨 장관은 또 "이번 대책이 세금을 투입하거나 모기지 산업 참여자나 주택소유자에 대한 구제금융을 포함하지는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美 제조업경기 10개월 `최저`..ISM 5개월 연속 하락
미국의 제조업 경기를 가늠하는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가 5개월 연속 하락, 10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ISM은 11월 제조업지수가 전월의 50.9%에서 50.8%로 소폭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51%를 밑돈 것으로 지난 1일 이후 10개월래 최저치다.
ISM 지수는 50%를 기준점으로 이를 넘어서면 경기 확장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ISM 제조업지수는 최근 10개월 연속 50%를 넘어서기는 했으나 최근 5개월 연속 감소 추세를 보였다. 주택경기침체와 신용위기가 실물경제에도 파급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