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도요타-포드, 연대 가능성"

  • 등록 2007-01-23 오전 6:33:29

    수정 2007-01-23 오전 6:50:06

[뉴욕=이데일리 하정민특파원] 세계 자동차업계의 합종연횡 움직임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무위로 끝나긴 했지만 지난해 르노·닛산과 제너럴 모터스(GM)의 삼각연대 협상, 르노·닛산과 포드의 연대 움직임 등이 나타난 데 이어 이번에는 도요타와 포드의 연대 가능성이 등장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세계 2위 자동차 업체인 일본 도요타와 미국 2위인 포드 자동차가 연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작년 말 조 후지오 도요타 최고경영자(CEO)와 앨런 멀럴리 포드 CEO가 작년 12월 중순 도쿄에서 회동한 이후 연대 가능성이 점점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후지오와 멀럴리는 두 시간 넘게 이야기를 나눴으며 곧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이 회동은 도요타 측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히로시 오쿠다 도요타 회장과 절친한 한 인사가 포드 본사가 위치한 미국 미시간 주 디어본으로 가서 포드 미국 사업부 사장인 마크 필즈를 만나 CEO간의 회동을 성사시켰다고 WSJ는 보도했다.

WSJ는 두 회사의 연대가 지난 1990년대 세계 자동차업계를 휩쌌던 대규모 합병 열풍이나 르노·닛산과 제너럴 모터스(GM)의 삼각연대 협상보다는 손쉽고 이해 당사자들의 반발도 적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두 회사의 연대를 도요타 측에서 더 원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미국 시장에서 너무 잘 나가는 바람에 집중적인 견제를 받고 있는 도요타가 포드와의 연대를 외교적 카드로 사용하려 한다는 것. 경영난에 빠진 미국 2위 포드와 연대할 경우 도요타의 질주에 대한 미국인이나 미국 자동차업계의 반발 정서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2006년 전체로 GM의 미국 내 판매는 9% 감소했고, 포드의 판매 역시 8% 하락했다. 반면 도요타의 미국 내 판매는 12.5% 증가, 대조를 보였다.

현재 도요타는 미국 내 판매 순위에서 포드에 근소하게 뒤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포드를 추월하고 미국 내에서도 2위로 올라설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두 회사가 연대할 여지가 존재한다고 WSJ는 전했다. 포드는 하이브리드 기술에서 가장 앞선 회사인 도요타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고, 도요타는 자사의 하이브리드 기술을 전 세계 표준으로 자리잡도록 하는데 포드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소식통은 도요타와 포드가 조만간 기술 합작 벤처를 설립할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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