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급락..다우·S&P 3개월 최저

  • 등록 2005-10-06 오전 5:42:34

    수정 2005-10-06 오전 5:50:33

[뉴욕=이데일리 하정민특파원] 5일 뉴욕 주식시장이 사흘연속 큰 폭 하락 마감했다. 다우와 S&P 지수는 3개월 최저 수준으로 밀렸고 나스닥의 낙폭은 6개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제지표 악화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주식시장을 강타한 하루였다. 9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서비스업 지수가 월가 예상을 크게 하회하며 2년 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자 투자 심리가 싸늘히 식었다.

전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고위 관계자들의 추가 금리인상 시사 발언의 충격도 여전했다. ISM 서비스 지수의 세부 항목 중 가격 지수는 사상최고치로 올라 인플레이션 우려를 더 높였다.

국제 유가가 2달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투자 심리를 돌려놓진 못했다. 주요 지수 모두 전일과 마찬가지로 마감 직전 갑자기 낙폭을 확대해 장중 저점 부근에서 종가를 형성했다.

이날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123.75포인트(1.19%) 하락한 1만317.36로 마감했다. 다우 지수 낙폭은 지난 6월24일 이후 3개월 최고치다. 다우 지수 구성 종목 중 아멕스 만이 유일하게 상승했을 정도로 주가가 오른 종목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나스닥 지수 낙폭은 더 크다. 나스닥은 36.34포인트(1.70%) 내린 2103.02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 지수 하락폭 1.7%는 6개월 최고치다.

S&P 500 지수도 18.08포인트(1.49%) 내린 1196.39로 마감했다. S&P500 지수가 120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7월8일 이후 처음이다.

뉴욕 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1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1.11달러(1.70%) 떨어진 62.79달러로 마감했다. 지난 8월3일 이후 2달 최저치다.

◆ISM 서비스업 지수, 2년 반 최저

공급관리자협회(ISM)는 5일 9월 서비스업 지수가 53.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03년 4월 이후 2년 반 최저치다.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 60.3보다 나쁜 것은 물론이다. 9월 서비스업 지수의 전월대비 낙폭도 11.7포인트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와중에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 커졌다. ISM 서비스 지수의 세부 항목 중 가격 지수는 8월 67.1에서 81.4로 대폭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GM-델파이 급락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제너럴 모터스(GM)는 현금 조달을 위해 보유 중인 후지중공업 주식 전량을 도요타(TM) 등에 매각키로 했다. GM은 약 20%(1억5700만주)의 후지중공업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8.7%는 도요타에 매각하고 나머지 11.4%는 장내 매도할 방침이다.

GM은 최근 텃밭인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영업 부진 위기에 직면했다. 신용평가기관인 S&P는 최근 GM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추가로 하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S&P는 올해 초 이미 GM의 신용등급을 정크 수준으로 강등한 상태다.

GM 주가는 4.89% 떨어졌다.

GM에서 분사한 미국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델파이(DPH)도 사정은 좋지 않다. 델파이 주가는 무려 10.07% 하락했다.

뉴욕타임스는 델파이가 빠르면 이번주 안에 파산을 신청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1999년 GM에서 분사한 델파이는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중 63위로, 약 5만명의 고용인을 거느린 미국 최대 자동차 부품회사다. GM은 분사 당시 델파이가 2007년 중순 이전에 파산할시 델파이 은퇴자들의 의료 및 연금 혜택을 책임질 것을 합의해 델파이 파산의 여파는 GM에까지 미칠 전망이다.

현재 씨티그룹은 델파이의 파산 가능성을 기존 40%에서 60%로 상향했다. GM과 UAW가 이렇다할 구조조정 계획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을 고려해 `매도(sell)`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기술주도 약세..필 지수 1.4% 하락

주요 기술주도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 인텔(INTC)는 1.76% 떨어졌고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FT)도 1.24%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구글과 선마이크로의 제휴, 음반회사와의 로열티 협상 결렬 등으로 최근 연일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37% 급락했다.

세계 2위 휴대폰 제조업체인 모토롤라(MOT)도 1.43% 내렸다.

모토롤라는 전사적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미국을 포함한 세계 29개 국가에서 총 1900명의 직원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감원은 이미 지난 7월부터 시작됐으며 향후 몇 년간 생산 시설의 통합도 이루겠다고 설명했다.

◆프린터업체 급락..씨티, 렉스마크 투자의견 강등

전일 실적 경고로 주식시장에 부담을 안긴 프린터 업체 렉스마크 주가도 0.41% 내렸다.

씨티그룹은 프린터 업계 전반이 어려움에 처해있다며 렉스마크(LXK)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대폭 하향했다. 렉스마크는 전일 3분기 이익 전망치가 기존 전망치의 절반에 그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렉스마크의 경쟁자인 휴렛패커드(HPQ)는 프린터 사업부 분사 의지가 없다는 뜻을 밝혔지만 투자자들의 평가는 냉담하다. 주가는 3.82% 떨어졌다.

◆프루덴셜, 메이택-오토데스크 투자의견 하향

투자은행으로부터 부정적 평가를 받은 종목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프루덴셜 에쿼티 그룹은 최근 월풀이 인수한 가전업체 메이택(MYG)의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축소`로 낮췄다. 소비 심리 악화로 메이택의 이익 둔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메이택 주가는 2.44% 떨어졌다.

프루덴셜은 자동차 부품업체 오토데스크(ADSK)의 투자의견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역시 주가는 3.57% 하락했다.

BOA는 재고 증가를 이유로 오토바이 업체 할리 데이비슨(HDI)의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낮췄다. 주가는 6.12% 급락했다.

다만 피자헛, KFC, 타코 벨 등을 운영하고 있는 요식업체 윰 브랜드(YUM)는 3분기 주당 순이익이 72센트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기간 61센트보다 늘었다고 밝혔다. 특별 항목을 제외한 주당 순이익는 71센트로 톰슨 퍼스트콜이 집계한 애널리스트 예상치 70센트보다 1센트 많았다.


윰 브랜드 주가는 0.85%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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