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급등하던 종이 원료인 펄프 가격이 14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 (자료=산업통산자원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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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미국 남부산 활엽수 펄프(SBHK)의 8월 평균 가격은 t당 825달러로 전월대비 70달러(7.82%) 떨어졌다. 지난해 6월 이후 14개월 만의 하락 전환이다.
펄프 가격은 해상운임 상승과 주요 생산국 노조 파업 등의 여파로 올해 1월까지 7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이후 두 달 숨고르기를 한 뒤 재차 3개월 연속 상승했다. 13개월 동안 펄프 가격은 10개월이 오른 뒤 석 달을 보합세로 유지했다. 이 기간 펄프 가격은 t당 565달러에서 895달러로 58.4% 올랐다.
펄프 가격이 하락한 것은 남미와 중국에서 400만t 규모(글로벌 생산량의 약 10%)의 생산시설이 새로 증설돼 공급이 늘어난 반면 중국 내수 부진으로 펄프 수요는 줄어서다. 브라질 제지업체 수자노가 연산 255만t의 시설을 신규 가동해 7월부터 시장에 물량이 풀리기 시작했다.
하락세로 전환한 펄프 가격으로 제지업계는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펄프를 수입해서 종이 제품을 만드는 한솔제지(213500), 무림페이퍼(009200), 무림SP(001810)는 원가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국내에서 유일하게 펄프를 생산하는 무림P&P(009580)는 제품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반대로 악화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복사지, 인쇄지, 화장지, 기저귀 등 종지 제품 판매가격 인상 우려는 줄어든다.
김민철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펄프 가격 하락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펄프가격 안정화까지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