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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교사로 국가공무원인 A씨는 교육부가 공고한 ‘2016년 재외 파견교사’ 선발에 합격해 2016년 3월부터 2019년 2월까지 러시아 한국학교에서 근무했다. A씨는 파견된 동안 국가로부터 본봉, 정근수당, 성과상여금 등을 받았고, 러시아 한국학교로부터 월 2200∼2285달러의 기본급, 주택수당, 담임수당, 초과근무수당 등을 받았다. 다만 A씨가 받은 수당은 재외공관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에 비해 현저히 적은 금액이었다.
이에 A씨는 재외공관 공무원에 준하는 임금을 받아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또 자신에게 지급된 임금은 법령에 근거하지 않고 학교 측에서 임의로 정한 것이어서 무효라고 주장했다. 특히 파견 기간 18만369달러와 316만1640원을 지급받아야 했는데, 실제로는 8만987달러와 50만8300원만 받았으므로 차액을 지급하라고 했다.
1심과 2심은 A씨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원고에 대해서 지급된 수당은 아무런 구체적인 내부지침이나 세부 기준도 없이 정해진 것으로, 원고에게는 이 사건 수당규정이 아닌 공무원수당규정이 적용돼야 한다”고 봤다.
이어 “설령 수당규정에 따라 교육부 장관에게 재량권이 인정되더라도, 원고에 대한 수당 지급이 구체적인 내부지침이나 세부 기준도 없이 교육부 소속 공무원과 이 사건 한국학교 간의 실무적인 협의 수준에서 수당 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보이는 이상 교육부 장관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러한 선발계획의 내용이 위임법령의 목적이나 근본취지에 배치되거나 모순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따라서 교육부 장관이 재외국민교육법 시행령 제17조 등 관계법령에 따라 재외 한국학교와 협의를 거쳐 공무원수당규정이 정한 범위에서 예산사정 등을 고려해 정한 이 사건 선발계획의 수당 부분에 재량권 행사의 기초가 되는 사실을 오인했다거나 비례와 평등의 원칙에 반하는 등의 사유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한편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 대해 “이 사건 선발계획의 수당 부분이 근무조건 법정주의에 위반된다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밝힘으로써, 현재 하급심 계속 중인 동종·유사 쟁점이 문제된 사건에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