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봉 6천만원, 평균연봉 1억…은행, 고임금에 '속앓이' 하는 이유

평균 연봉 6천 넘는 신입행원 딜레마 빠진 은행권
디지털 전환 속 신입 공채 규모도 쪼그라들어
“경영환경 변화 맞물려 항아리형 인력구조 심각”
  • 등록 2023-11-06 오전 6:00:00

    수정 2023-11-06 오전 6:00:00

사진=게티이미지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우리나라 주요 은행들의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은행들이 고임금 인력 구조로 인해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입 은행원의 초임 연봉이 상당히 높은 편이어서 신입 공채를 줄일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은행의 인력구조가 주임·계장급보다 책임자급이 더 많은 항아리형으로 바뀌고 있는 것도 이 때문으로 전해진다.

일본은행 신입 초임은 239만원

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모두 평균 연봉 1억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은행연합회가 공개한 ‘은행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를 보면 하나은행의 임직원의 1인당 평균 소득은 평균 1억1485만원으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았다. 이어 KB국민은행(1억1369만원)·신한은행(1억1078만원)·NH농협은행(1억622만원)·우리은행(1억476만원) 순이었다.

은행들은 소득이 높아진 원인으로는 임금 인상에 따른 기본급 증가와 전년 대비 높은 성과 달성으로 인한 성과급 및 인센티브 등을 꼽지만, 일각에서는 신입 행원의 초봉 자체가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도 한몫하고 있다는 목소리다.

현재 각 은행들은 신입행원 초봉에 대해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나이스평가정보가 집계한 기업 연봉현황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올해 입사자 평균 연봉은 6000만원 전후로 나타났다. 실제 A은행의 올해 입사자평균 연봉은 남직원 6000만원, 여직원 5700만원이다. 남직원의 경우 군경력 가산이 붙게 된다. B은행의 경우 약 6000만원에서 상여금까지 더할 시 최대 6000만원 후반대까지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기업 직군에서도 상위 수준이다.

일본 은행과 비교해도 국내 은행의 신입 연봉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일본 3대 은행 중 하나인 미즈호은행은 내년 신입 행원 급여로 26만엔(약 233만원)을 책정했고, 미쓰이 스미토모 은행은 25만5000엔(약 228만원)으로 정했다. 우리나라에 비해 일본의 행원 초봉이 50% 이상 낮은 셈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높은 책임자급의 연봉이 평균 연봉을 끌어올리는 것도 있지만 최근 신입사원 연봉 테이블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면서 “행원 초봉이 높아진 상황에서 은행들이 저마다 디지털 전환 체제로 가다보니 신입사원 충원도 줄어들어 조직의 항아리 구조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영업점 줄고, 인건비 늘고…보기 힘들어진 신입행원

국민의 힘 윤창현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은행의 신입직원 채용 수는 지난해 기준 총 1662명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8년 3141명보다 46.7%나 줄었다.

이러한 채용 감소 추세는 비대면·디지털로 인한 영업점포 폐쇄 확대로 인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5대 은행의 영업점은 지난해 말 기준 3989곳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198곳이 줄어든 수치다. 5대 은행 영업점 수는 2018년 4699개, 2019년 4661개, 2020년 4426개, 2021년 4187개다. 비대면 서비스 활성화로 점포도 지속적으로 줄면서 기존 인력 수요는 감소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경영환경 변화와 맞물려 인적자원 관리 측면에서도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시기”라면서 “수익성과 지속가능성 보장 차원의 일환으로 희망퇴직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5대 은행에서는 2357명이 희망퇴직 했다. 5대 은행의 1인당 희망 퇴직금 지급액 평균은 3억5548만원으로 집계됐다. 퇴직자의 기본퇴직금까지 합하면 희망퇴직자가 받은 퇴직금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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