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글로벌 메모리 업계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기술력 경쟁 등을 통해 비슷한 점유율을 기록하며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투톱 체제를 굳힐 것으로 보입니다.”(김정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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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앞다퉈 HBM 시장 선도 전략을 내놓으며 치열한 경쟁을 지속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기존 시장전망치를 크게 웃돌며 업계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향후 인공지능(AI) 수요 증가에 발맞춰 기술개발 및 고객사 확보에 집중한 결과로, 업계 최초로 HBM을 개발한 시장점유율 1위인 SK하이닉스를 바짝 따라붙고 있는 모양새다.
8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46~49%의 연간 HBM 시장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집계된 50%에서 소폭 하락한 수치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0% 점유율에서 46~49%로 6~9%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 SK하이닉스와 같은 반열에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앞서 트렌드포스는 올해 4월까지만 해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올해 각각 53%와 38%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4세대 HBM3 등 삼성의 차세대 제품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체감하는 AI 시장 성장 속도는 또 다르다”며 “최근 시장조사는 AI 시장을 좀 더 정확하게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내년 HBM3를 위주로 점유율을 더 올리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양사의 경쟁은 한국의 ‘D램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하는 순기능도 있다고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업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은 작년 시장점유율 10% 안팎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4~6%, 내년 3~5%로 점차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