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재명 '대장동·변호사비 의혹' 전방위 압박…정국 '초긴장'

대장동 수사팀 李소환통보…혐의입증 자신감
'변호사비 대납' 김성태·배상윤 귀국 초읽기
李, 혐의 전면부인…치열한 법리 싸움 예고
한동훈 "野 음모론단계 지나…팩트로 말하라"
  • 등록 2023-01-17 오전 5:00:00

    수정 2023-01-17 오전 7:39:2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후 승강기에 탑승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으로 지난주 검찰에 불려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일주일만에 또다시 소환 조사를 통보받았다. 이 대표가 연루된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과 ‘변호사비대납 의혹’을 겨냥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 대표는 이들 의혹에 대해 ‘몰랐다’, ‘관계없다’며 결백을 호소했지만, 검찰은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고, 의혹 관련자들도 수사에 협조하겠단 뜻을 밝히면서 정국은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대장동 수사 16개월만에 소환 통보…檢 자신감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를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이 대표 측에 배임·부패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오는 27일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재작년 9월 대장동 의혹이 본격화된 지 약 16개월 만이다.

검찰은 이 대표가 대장동 민간업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해 막대한 수익을 챙기도록 하고 그만큼 성남시에 손해를 입힌 배임죄를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사업 수익 중 1822억원의 확정이익만 배당받도록 한 반면, 민간업자들은 4040억원의 막대한 초과이익을 챙길 수 있도록 사업을 꾸몄다는 것이다.

아울러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에서는 당시 정진상 비서관 등이 내부 정보를 민간업자에게 흘려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했고, 이 대표도 이에 관여했거나 묵인했다고 보고 있다.

법조계는 검찰이 이 대표에게 소환장을 보낸 시점에서 기소는 정해진 순서라고 보고 있다. 제1야당 대표를 소환하고도 별다른 성과가 없으면 정치적 역풍을 맞을 수 있는 만큼 혐의 입증에 확신이 있어야만 소환장을 보낸다는 것이다. 실제로 검찰 관계자는 최근 대장동 수사와 관련해 “충분한 인적·물적 증거를 확보하고 상당 부분 수사를 진행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 핵심인물 귀국…수사 분수령

이 대표의 또 다른 핵심 의혹인 ‘변호사비 대납 의혹’ 수사도 분수령을 맞았다. 수원지검은 쌍방울(102280)그룹이 전환사채(CB) 거래로 자금을 마련해 이 대표 변호인 수임료를 대신 내줬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받아 재작년 10월부터 수사를 벌여왔다. 의혹의 ‘키맨’인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은 8개월가량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 지난 10일 태국에서 현지 경찰에 붙잡혔고, 17일 오전 한국에 도착하는 대로 검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김 전 회장은 스스로 자진귀국을 결정하고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단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귀국 직전 언론 인터뷰에서는 이 대표에 대해 “만날 만한 계기·이유가 없다”고 주장했고, 이 대표 역시 유튜브 방송에서 “저는 김성태라는 분의 얼굴도 본 적이 없다”며 서로 관계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실제 검찰 수사는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잇따른다.

이런 가운데 김 전 회장과 함께 ‘변호사비 대납 의혹’, ‘대북 송금 의혹’에 엮여있는 배상윤 KH그룹 회장의 입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동남아시아에 머물고 있는 배 회장은 최근 주변에 ‘귀국해서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2018년 쌍방울이 이 대표 변호인 수임료를 대신 내주던 당시 KH 계열사들이 김 전 회장 소유 페이퍼컴퍼니에 수십억원을 대여한 정황을 포착했다. 김 전 회장과 친분이 있는 배 회장도 변호사비 대납 행위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부분이다.

아울러 KH와 쌍방울은 지난 2019년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와 업무협약을 맺고 후원을 통해 북한에 외화를 송금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아태협은 이 대표의 경기지사 재임 시절 경기도와 남북교류 행사를 공동 주최한 단체다. 안부수 아태협 회장은 북한에 총 50만달러를 보낸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한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이 대표와 민주당이 검찰의 전방위 수사를 ‘정치보복’이라며 비판하는 것에 대해 “맥락에 맞지 않은 공허한 음모론에, 다수당 힘 자랑 뒤에 숨는 단계는 오래전에 지났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팩트와 증거로 말씀하시라”고 맞받아쳤다.

한 장관은 또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의 유착 의혹을 겨냥해 “정치인에게 뒷돈 주고, 북한에 몰래 돈 준 범죄인이 수사받다가 도피하면 최선을 다해서 잡는 것이 국가의 임무”라며 “국민들께서 진짜 궁금해하시는 건 ‘깡패 잡아오는 배후’가 아니라 ‘깡패의 배후’일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후 국회 법사위 업무보고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한 뒤 엘리베이터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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