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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중국을 빠져나온 ‘차이나 런(China Run·중국과 뱅크런의 합성어)’ 자금 일부가 증시를 끌어올린 주역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달 22일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하고 주요 요직을 자신의 측근으로 채웠다. 글로벌 큰 손들은 정치적 불안에 요동치는 중국 대신 안전한 투자처를 찾아 나섰다.
‘유니콘 감별사’라 불리는 미국 대형 헤지펀드 타이거글로벌는 중국에 대한 신규투자를 중단했다. 운용규모만 987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텍사스 교직원 퇴직연금은 중국 투자비중은 35.4%에서 17.7%로 줄였다.
그런데 이와 동시에 텍사스 교직원 퇴직연금은 한국에 대한 투자비중을 11.2%에서 14.3%로 확대했다. 실제 이 기간(10월 24일~11월 9일) 국내 증시에 유입된 자금은 3조6223억원(코스피 3조2906억원, 코스닥 3317억원)에 달한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 내 중국 비중이 현재 30%에서 15%대로 낮아질 개연성이 크다. 한국과 인도 증시가 반사수혜를 받을 것”이라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탈중국 행보가 국내 증시 수급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외국인의 ‘사자’ 기조는 이달 말 끝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시진핑 3기가 예상 외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언제든 ‘차이나 런’은 바뀔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중국이 글로벌 자금에 대한 자본통제를 시행하는 등의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중국 증시의 하락 이후 외국인 자금이 다시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 역시 여전히 미궁 속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순매수 기조는 단기적으로 11월 말까지는 이어지겠지만 연준의 긴축 속도를 봐야 한다”면서 “결국 통화 긴축 기조가 종료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유동성 장세 재개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