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투자수요를 반영해 국내에서도 채권형 상장지수증권(ETN)에 한해 3배 레버리지 상품 상장이 가능해진 만큼, 국내 증권사들은 집 떠난 개미들을 불러모으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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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가 지난달 4일부터 이날까지 미국 증시에서 주로 사들인 순매수 상위 5개 종목 중 테슬라(약 7051억원)와 애플(약 330억원)을 제외한 3개가 3배 레버리지 상품이었다.
테슬라에 이어 순매수 2위를 기록한 상품은 대표 100종목을 추려 만든 나스닥100 지수 하루 상승률의 3배 수익을 내는 ETF인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QQQ’다. 순매수 규모는 2686억원이다. 같은기간 한국 증시 순매수 1위 종목인 네이버(035420) 순매수 규모(6920억원)의 38%에 달한다.
특히 미 국채 20년물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이상 국채 불3X’가 순매수 5위를 차지해 눈길을 끈다. 코로나19 이후 이례적인 상승장이 펼쳐지면서 나스닥 등 주식 지수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가 인기를 끌었지만, 금리인상기를 맞아 투자자들이 채권 ETF 레버리지 상품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어서다.
이 같은 서학개미들의 3배 레버리지 상품 사랑은 당연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최창규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적은 돈으로 큰 수익을 내고 싶은 것은 금융의 기본적인 속성”이라며 “예전에는 주식워런트증권(ELW)나 선물옵션 등 투기적인 수요를 수용하는 다양한 수단이 있었지만 현재는 규제에 가로막힌 측면이 있다. 그런 투자 수요를 반영할 수 있는 미국 3배 레버리지 및 인버스 상품으로 자금이 몰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는 2배 레버리지 및 인버스 상품만 허용된다. 이 때문에 안 그래도 달러 부족 비상사태에서 국내 투자자들의 뭉칫돈이 달러로 빠져나간다는 고민도 커지고 있다.
임상백 삼성증권 ETP운용팀 팀장은 전날 진행된 ‘2022 글로벌 ETP 콘퍼런스’에서 “서학개미 3배 레버리지 선호 현상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3배 ETN을 도입하면 외환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거래소는 10월부터 채권형 ETN에 한해 3배 레버리지 상품 상장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기준금리가 오르고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개인투자자들 관심이 높아진 데 따른 조치다. 다만 위험성이 높고 투기성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에서 변동성이 덜한 채권형 ETN에 3배 레버리지를 먼저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내 증권사들도 3배 채권형 ETN 상품 계획을 내놓으면서 집 떠난 서학개미들을 불러모으겠다는 계획이다. 메리츠증권이 연내 국채 ETN 3배 레버리지 상품 출시 계획을 내놓으면서 그 선두에 섰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보다 적극적인 투자자 니즈에 부합할 것”이라며 “국채 시장 전반에 대한 관심도 제고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