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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가 내달 2일 소비자 물가 발표를 앞두고 7명의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8월 물가상승률은 1년 전 대비 6.3%(중간값)로 전망됐다. 7월 물가상승률(6.3%)과 같은 수치다. 석 달 연속 6%대 물가상승률이 전망된다.
전월비로 보면 0.4%로 전월비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전월비 물가상승률은 3월부터 5월까지 0.7%를 보이다가 6월 0.6%, 7월 0.5%로 둔화됐는데 8월 0.4% 상승하면 석 달 째 둔화 흐름이 예상된다.
경기침체 우려에 국제유가(서부텍사스산원유)가 8월 한 때 배럴당 80달러대로 떨어지는 등 유가가 하락세를 보인 것이 휘발유 가격을 떨어뜨리고 있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8월에만 7% 가까이 하락했는데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휘발유 가격은 8월(25일까지 누적 평균) 전월비 10.8% 하락했다. 휘발유 가격은 전월 2100원 안팎에서 이달 1740원 밑으로 떨어졌다.
물가 급등세를 주도해왔던 휘발유 등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자 물가 정점론이 부각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5일 기자회견에서 “물가 정점을 3분기초, 4분기말로 봤는데 이보다 좀 더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며 “유가가 두 달 정도 상당폭 하락해 8월 물가가 7월보다 하락해 7월 정점을 찍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은에선 8월 물가상승률이 6% 밑으로도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한은 목표치(2%) 아래로 내려오는 시점에 대해선 시각이 갈리고 있다. 한은은 내년초 5%대를 유지하다가 내년 3분기 넘어서야 3% 밑으로 빠져 내년말에도 3% 안팎의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로 인해 한은은 내년 물가상승률을 3.7%로 보고 있다. 하 연구원도 “경기가 빠르게 둔화된다면 내년 하반기에도 목표치 밑으로 물가가 빠질 수 있으나 그런 게 없다면 2024년은 돼야 2% 밑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10월께 물가상승률이 6.6%로 정점을 찍고 12월 5.9%를 보이다가 내년말엔 1% 중반 수준으로 목표치 밑으로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정점 시기가 앞당겨지지 않지만 경기둔화에 물가 하락 속도는 빠를 것이란 전망이다.
앞으로 물가를 좌우하는 변수는 경기침체와 러시아 에너지 전쟁 등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상승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보이나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할 경우 물가 정점을 만들었던 에너지 가격 하락이 뒤집히는 변수가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박 연구원은 “겨울이 지나면서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고 내년엔 경기침체 우려가 커 내년 물가상승률은 3.0%로 떨어질 것”이라며 “소비가 감소하면서 물가도 내려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