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등 경기침체 여파로 인수합병(M&A)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시기에도 최근 30억원 규모의 브릿지 라운드 투자를 추가 유치한 스타트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비스 출시 8개월 만에 누적 투자금 82억원을 달성한 현물 조각투자 플랫폼 ‘피스(PIECE)’ 운영사 바이셀스탠다드는 주식과 채권시장이 요동치는 때 명품이나 미술품과 같은 희소가치가 높은 현물을 대체투자 상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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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투자는 명품이나 미술품 등 희소한 현물자산에 여러 투자자가 모여 공동 투자한 뒤 가치가 상승했을 때 그 이익을 나눠 갖는 형식의 투자 기법을 말한다. 피스는 MZ세대로부터 인기를 끄는 롤렉스 시계부터 우국원, 박서보와 같은 유명 작가들의 예술품 등을 투자 상품으로 내놓으면서 현재까지 12호의 조각 상품을 모두 완판시켰다. 수익 배분이 이뤄진 세 건의 포트폴리오 평균 수익률은 약 30%에 달한다.
신범준 바이셀스탠다드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MZ세대 투자자가 원하는 것은 높은 수익률과 짧은 투자기간, 그리고 자산의 안정성”이라며 “주식과 가상화폐의 가치는 오르락내리락하며 변동폭이 크지만, 롤렉스 시계나 미술품 등 현물은 상대적으로 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바이셀스탠다드는 스타트업 투자 혹한기에도 시드와 프리A, 브릿지 등 세 개의 투자 라운드를 통해 누적 투자금 82억원을 확보했다. 기업가치는 약 280억원에 달한다. 또한 지난 5월 신용보증기금의 유망 스타트업 보증제도인 ‘퍼스트펭귄’ 창업 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투자 단계별로 국내 정부 지원사업에 모두 선정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신 대표는 “매 상품이 나올 때마다 그다음 상품에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고객 비율이 전체의 약 85%”라며 “올해 연말에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로 지정되면 회원들 간에도 소유권을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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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대표는 “명품과 미술품을 시작으로 앞으로 선박이나 항만, 부동산까지 투자 대상을 확대해나갈 것”이라며 “지난 12일에는 축구선수 손흥민 시계로 화제를 일으킨 파텍필립의 대표 모델 ‘노틸러스’를 선보였으며, 여성 투자자를 위한 샤넬과 에르메스 상품도 곧 출시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피스는 조각투자 플랫폼 최초로 특정 브랜드 고객을 타기팅한 B2B 상품을 개발해 금융사와 함께 기획 중이다.
바이셀스탠다드는 내년 초 약 150억원 이상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도 계획하고 있다. 시리즈A에는 KB인베스트먼트 등 프리A 단계에 참여한 투자사들도 이미 후속 투자 의사를 밝힌 상태다.
신 대표는 “시리즈A는 기업가치 1000억원을 목표로 국내뿐만 아니라 세콰이어캐피탈과 힐하우스캐피탈 등 해외 유수의 투자기관도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피스가 유니크한 금융 브랜드로 자리 잡아 인터넷 전문 은행이 될 수 있도록 로드맵을 그려놓고 사업을 운영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