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에 '달러 매도 개입'…외환보유액,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 감소

한은, 6월말 외환보유액 4382.8억달러
한 달 새 94.3억달러 축소…13년 7개월 만에 최대폭 줄어
美 국채도 판다…5월 73억달러 이어 62억달러 추가 매도
  • 등록 2022-07-05 오전 6:00:00

    수정 2022-07-05 오후 9:35:38

(사진=AFP)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미 달러화 강세와 환율 급등을 막기 위한 ‘달러 매도 개입’ 여파게 외환보유액이 한 달 새 94억달러 넘게 급감했다. 2008년 11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출처: 한국은행)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6월말 4382억8000만달러로 넉 달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달엔 한 달 새 94억3000만달러나 급감, 2008년 11월 117억달러 감소한 이후 13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한은은 갖고 있던 미국 국채를 팔아 원·달러 환율 방어를 위한 달러 매도 개입 등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외환보유액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유가증권은 3952억7000만달러로 62억3000만달러 감소했다. 미 국채 등을 매도한 영향이다. 한은은 3월 유가증권은 6억3000만달러 매도한 이후 4월 13억8000만달러 팔았고 5월에도 73억3000만달러나 팔아치웠다. 환율 급등세를 방어하기 위해 미국 국채를 팔아 이를 매도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예치금도 192억3000만달러로 26억4000만달러 감소했다. SDR과 국제통화기금(IMF) 포지션도 각각 5억1000만달러, 6000만달러 감소한 145억7000만달러, 44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금은 47억9000만달러로 변화가 없었다.

한은 관계자는 “달러가 한 달 새 3.4%나 오르면서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이 감소한 영향이 가장 크게 외환보유액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달러인덱스는 6월 3.4% 올랐는데 유로화는 달러화 대비 3.1% 하락하고 파운드화, 엔화는 각각 4.2%, 6.5% 하락했다. 호주달러화 역시 4.4% 하락했다.

금융기관이 5월말 외화 예수금 증가액을 늘렸다가 6월초 다시 뺀 점, 환율 급등세를 막기 위해 달러 매도 개입을 한 점 등도 외환보유액 감소에 일조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 경기침체 우려가 안전자산인 미 달러화가 추가로 상승할 경우 달러 매도 개입, 미 국채 매도 등에 외환보유액 감소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

다만 5월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세계 9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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