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1200조인데 은행 전문인력 찾기 어렵네

유언대용신탁 잇따라 내놓지만
일반 영업점 직원 전문성 떨어져
전문성 결여→불완전 판매→소비자 피해 우려
"은행이 신탁부서 투자 늘려야"
  • 등록 2022-04-29 오전 5:05:00

    수정 2022-04-29 오전 5:05:00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신탁시장이 1200조원을 돌파하는 등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주요 시중은행들도 신탁 업무를 고도화하고 있다. 관련인력을 늘리고 일선 영업점 직원의 전문성을 높여야 금융소비자 보호에 만전을 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2010년 ‘리빙트러스트’라는 브랜드를 통해 ‘유언대용신탁’을 내놨다. 유언대용신탁은 재산을 신탁회사(은행)에 맡겨 운용·관리토록 하고 사망한 뒤엔 사전에 설정한 대로 수익자(배우자·자녀 등)에게 재산을 처분하는 상품이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우리내리사랑’ 브랜드를 선보이고 자산승계를 위한 상속증여 신탁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업무를 시작했다. KB국민은행 역시 유언대용신탁인 ‘KB위대한유산신탁’을 핵심 신탁으로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S 라이프 케어 신탁’을 통해 고객의 생애 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유언대용신탁뿐만 아니라 증여신탁, 기부신탁 등 상속, 증여, 기부 등 다양한 수요를 맞춘다는 목표다.

이처럼 은행들이 신탁시장에 집중하고 있지만 전문성을 지닌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투자성 상품인 금전신탁의 경우 일반 영업점에서도 활발히 판매하고 있다. 지난 2월 말 기준 은행권의 신탁 수탁고(517조6610억원) 중 62%가 금전신탁(321조9046억원)이다.

하지만 유언대용신탁과 같은 새로운 상품은 프라이빗뱅커(PB)를 통해야 이용할 수 있다. 일반 영업점에선 상품을 안내할 수 있는 직원이 사실상 없어서다. 자산이 많지 않은 소비자는 결국 은행권을 통한 신탁이 불가능하다.

일반 영업점에서도 신탁 상품을 취급하지만 보통 은행 본부의 전문 상담사를 연결해준다. 비수도권 고객은 상담받기 어려운 구조다.

본부의 전문 인력도 부족하다. 국내 유언대용신탁 시장을 이끌고 있는 하나은행의 전문센터 인력조차 19명(세무사 7명 포함)에 불과하다. 우리은행 신탁부는 40여명이지만 특정금전신탁, 연금저축신탁, 종합재산신탁 등 투자성 상품 위주의 개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은행 내에서도 신탁 부서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대형 시중은행에서 신탁 업무를 담당하는 관계자는 “일선 영업점 직원을 대상으로 주기적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한계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신탁규제가 쉽게 안풀리는 이유는 상품을 판매하는 직원의 전문성이 낮아 자칫 불완전 판매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불완전 판매로 인한 손실은 결국 금융소비자가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신탁이 ‘사회적 신 안전판’으로 떠올랐지만 이른바 ‘돈 되는 상품’이 아닌 탓에 투자가 활발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 은행의 KPI(핵심성과지표)는 투자성 상품인 금전신탁을 많이 팔면 좋은 점수를 받는 구조”라며 “비(非)투자성 상품인 재산신탁 고객을 받아 본부로 연결해줄 때에도 점수를 인정해주는 등의 구조적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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