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장동 대신 ‘온라인’…잘나가는 축산 버티컬 플랫폼

<다시 뛰는 2022 - 새벽배송을 밝히는 사람들>
유통 단계 대폭 축소한 축산 스타트업 시장 확대
미트박스 작년 거래액 3000억원 돌파
정육각 1인당 구매액 5만원→10만원 증가
기존 유통 단계 3단계로 단순화
  • 등록 2022-01-06 오전 5:30:00

    수정 2022-01-06 오전 5:30:00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축산 시장에서도 IT 기반 이커머스 기업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축산 스타트업인 정육각, 미트박스는 기존 도매 업체를 거치던 유통 단계를 대폭 축소한 비즈니스를 통해 시장을 확장 중이다.

(사진=미트박스)
5일 업계에 따르면 미트박스는 작년 거래액이 전년 대비 30% 증가한 3000억원을 돌파했다. 작년 5차까지 지급한 재난지원금에 한우 등 육류 소비가 증가했고 온라인으로 육류를 구매하는 도소매상이 늘었기 때문이다.

‘온라인 푸줏간’을 표방하는 미트박스는 식당·정육점이 축산물 원수입업자와 직접거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1~3차 도매업체를 거치면서 붙던 유통비용을 아껴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익일배송부터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배송해주는 희망일 배송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다른 쇼핑몰에서 동일한 조건으로 결제한 금액보다 비싼 경우에는 차액의 3배를 쿠폰으로 보상해주는 최저가 보상제도 시행 중이다. 그만큼 미트박스가 가격에 자신감이 있다는 방증이다.

PB(자체개발) 제품에도 공들이고 있다. 미트박스가 2020년 론칭한 PB상품인 당당한돈은 누적거래량이 5만건에 달하며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같은 사업성을 인정받아 시리즈C까지 총 26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김기봉 미트박스 대표는 “상생경영을 기반으로 판매자들과 함께 고객들이 믿고 살 수 있는 상품을 확대하는데 주력해왔다”며 “앞으로도 품질 개선과 고객 만족을 위한 혁신적인 시도를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초신선 정육배달을 지향하는 정육각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육각은 도축한 지 4일 이내 돼지고기, 당일 도축 닭고기 등을 배송하는 B2C(기업 대 소비자) 플랫폼이다.

(사진=정육각)
정육각 관계자는 “2회 이상 구매 고객의 1개월 내 재구매율이 70%가 넘는다”며 “코로나전 5만원이던 평균 구매금액도 최근에는 10만원 대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정육각은 기존 ‘농장→도축→육가공(발골)→도매→세절(세부손질)→소매’로 이어지던 복잡한 유통 단계를 농장→도축·육가공→정육각 3단계로 줄였다. 종이박스와 보냉백을 자체 개발해 소비자가 상품을 수령했을 때 7도의 고기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정육각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물량을 예측하고 공정을 최적화시켰다. 이 덕분에 포장 마감 시간이 기존의 6분의 1로 줄었다. 정육각 런즈라는 일반인 배송 서비스를 론칭해 자체 배송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우유와 달걀, 수산물까지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축산 시장에 미트박스, 정육각 등이 등장하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가격이 안정화된 효과가 있다”며 “온라인 장보기 침투율이 코로나를 거치면서 30% 수준까지 올라온 만큼 당분간 버티컬 플랫폼의 약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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