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속에 인간의 일그러진 욕망을 관객들에게 전하고, 함께 느끼고 싶어요.”
|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연극‘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프레스콜에서 배우 박해미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
배우 박해미는 20일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프레스콜에서 “초연을 올린 지 70년이 훨씬 지났지만, 작품 속에 그려진 명문가의 몰락과 차별 등의 모습은 그 시대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욕망이라 불리는 이름의 전차’는 세계적인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1911∼1983)의 작품으로, 1947년 12월3일 뉴욕의 에텔 베리모어극장에서 이레느 M.셀즈닉에 의해 초연됐다. 몰락한 남부 귀족 가문 출신의 여성 블랑쉬가 환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한 채 파멸해 가는 모습을 그렸다. 테네시 윌리엄스는 이 작품으로 퓰리처상과 뉴욕 극비평가상을 받았다. 1951년에는 영화로 제작돼 큰 사랑을 받았으며, 명배우 비비안 리와 말론 브란도의 대표작으로도 꼽힌다.
박해미는 김예령과 함께 여자 주인공 블랑쉬로 분해 첫사랑의 순수함을 잊지 못한 한 여자의 끝없는 외로움을 연기한다. 박해미는 “서로가 조금씩 욕망을 줄여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작품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역의 김예령은 “이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 블랑쉬의 처절함이 느껴졌다”면서 “주변 사람 누군가 블랑쉬에게 손을 뻗어줬다면 그녀가 파열의 길로 가진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 더 안타까웠다”고 부연했다.
김정균 예술감독은 “시대적인 배경 등은 원작을 벗어나려 하지 않으려고 했다”면서 “환상과 현실을 오가는 블랑쉬, 현실에 동물적으로 적응하는 스탠리, 현실과 타협하며 살아가는 스텔라 등 세 명의 갈등과 대립을 최대한 불편하게 보여주고, 관객들과 함께 극복해나가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30년 경력의 연기자인 김 예술감독은 2009년 극단성좌가 올렸던 동명의 연극에서 남자 주인공 스탠리로 열연했다. 그는 ”관객들에게 ‘명작은 명작이구나’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번 시즌 박해미, 김예령 외에 고세원, 임강성, 임주환. 태항호, 오현철. 배정화, 임예나. 김혁종. 박나연. 김동규 등이 출연한다. 공연은 오는 11월 21일까지. 관람료는 5만5000~7만7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