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황제에 듣는다 "나라빚 걱정…건강한 성장 초점 둬야"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이데일리, IIF 연례 멤버십 총회 참석
  • 등록 2021-10-12 오전 5:30:36

    수정 2021-10-12 오전 5:30:36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이 11일 오전 11시30분(미국 동부시간 기준) 국제금융협회(IIF)의 연례 멤버십 총회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IIF 멤버십 총회 캡처)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건강한 성장(healthy growth)에 초점을 둬야 합니다.”

‘월가의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11일(현지시간) 국제금융협회(IIF)의 연례 멤버십 총회 첫날 참석해 “(팬데믹 이후 치솟은) 국가 부채 문제를 걱정해야 할 때”라며 이렇게 말했다.

“미 국채금리 급등 가능성 걱정”

IIF는 미국, 유럽 등 세계 각국의 400여개 대형 민간은행과 투자기관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국제금융기관 연합체다. 이번 총회는 코로나19 탓에 화상으로 이날부터 닷새간 열린다. 다이먼 회장을 비롯해 세계 금융·경제계 빅샷들이 대거 함께 했으며, 이데일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직접 참석했다.

다이먼 회장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부채 비율은 120%였다”고 말했다. 전쟁 비용을 대기 위해 돈을 찍었던 당시는 미국이 경제 규모와 비교해 가장 빚을 많이 졌던 때다. 그런데 팬데믹 이후 돈 풀기로 부채 비율은 수직 상승했다.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에 따르면 올해 2분기의 경우 125%로 제2차 세계대전보다 높았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주요 근거 중 하나다.

다이먼 회장은 “모든 정책 당국자들이 성장만 외치고 있다”며 “GDP 대비 부채 비율을 빠르게 낮출수록 미국 경제에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건강한 성장을 도모하는 쪽으로) 경제 정책을 잘 조합한다면 미국 경제는 (그 잠재성장률이) 연 3~4%는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한국을 비롯해 다른 웬만한 경제 강국들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다이먼 회장은 아울러 국채금리 급등에 따른 우려 역시 전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완화(QE)를 통해 장기국채를 대거 매입하면서 국채금리를 떨어뜨려 왔는데(장기국채가격 상승),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을 시작하면 국채금리는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국채금리의 급등을) 계속 우려해 왔고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다이먼 회장은 다만 이같은 악재에도 내년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비교적 낙관했다. 그 근거는 ‘소비의 힘’이다. 그는 “공급망 문제와 델타 변이 확산으로 회복세가 꺾일 수 있다”면서도 “소비자들이 소비를 확 늘리고 있는 덕에 내년에도 경제는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소비자들의 힘이 정말 대단하다”며 “팬데믹 이전보다 20% 더 늘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소비 덕 내년 경제 비교적 낙관”

다이먼 회장은 ‘일각에서는 공급 부족 경제(shortage economy)라는 용어가 등장할 정도로 공급난이 심각하다’는 팀 애덤스 IIF 회장의 질문에는 “지금이 최악의 상황인 것 같다”며 “이런 문제들은 내년으로 가면서 차츰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관심을 가질 건 소비자들이 특정 상품의 공급이 없다면 다른 상품을 사고 있다는 점”이라며 “예를 들어 자동차를 사지 못한다면 집을 가꾸는데(home improvement) 돈을 쓴다든지, 해외 여행을 못 가면 국내 여행을 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지출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근래 주요 화두로 꼽히는 미중 갈등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 편”이라며 “미국은 언덕 위에 있는 밝은 도시(shining city)”라고 말했다. “모두가 미국으로 오고 싶어 하고, 미국에 투자하고 싶어 하고, 미국에서 사업을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캐나다와 멕시코 역시 좋은 이웃이라고 다이먼 회장은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중국은 한국, 러시아, 일본,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이웃한 나라들과 관계가 너무 복잡하다”며 “(중국 정부의) 부패 문제도 심각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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