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도피주의로 사회적 연대 제안했죠"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융마 예술감독
코로나19로 3년 만의 행사, 8일 개막
"도피주의에 대한 편견 전환하고자 해"
팬데믹으로 떠오른 사회적 이슈 초점
  • 등록 2021-09-07 오전 5:35:00

    수정 2021-09-07 오전 5:35:00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 작가들이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를 준비하며 어느 때보다 작가들과 예술로 연대하는 일이 중요함을 되새기게 됐습니다.”

제11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의 융 마(Yung Ma) 예술감독은 코로나19의 어려움 속에서 비엔날레를 개최하게 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비엔날레 개막을 앞두고 6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융 감독은 “관람객들이 전시장뿐만 아니라 서울 곳곳에서 걸리는 비엔날레 작품을 직접 마주하고 경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융 마 제11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예술감독(사진=서울시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은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하루하루 탈출한다’를 오는 8일부터 11월 21일까지 서울 중구 서소문 본관에서 개최한다. 2000년부터 2년마다 개최하고 있는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는 미술과 미디어·도시 사이의 연결 고리를 탐구하는 국제 행사다. 이번 비엔날레는 지난해 코로나19 유행으로 연기돼 3년 만에 개최된다. 국내외 작가 41팀의 작품 58점을 선보인다.

올해 비엔날레 주제는 ‘도피주의’다. 도피주의는 현실의 제약으로부터 탈출하려는 개인의 욕망으로 일반적으로 부정적 의미를 뜻한다. 융 감독은 “도피주의에 대한 편견을 전환하고자 했다”며 “도피주의가 단순히 현실을 도피하는 것이 아닌, 현실을 오히려 직면하고 연결하는 핵심적 도구라는 사실을 예술과 대중문화의 상상력으로 살펴봤다”고 설명했다. 도피주의의 현실 밖을 향한 상상력이 타자와 공감하는 통로를 만들고, 세계를 바라보는 다양한 방식을 경험하도록 이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코로나19 상황을 다룬 작품이 다수 소개된다. 지난 1년간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대부분의 작업이 온라인·비대면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그만큼 작가들의 작품은 심리적으로 두려움, 불안, 슬픔과 불확실성 등이 심화되면서 현실 도피와 고립이 일상화되는 우울한 시대적 풍경을 담고 있다.

중국 작가 리랴오는 코로나19가 처음 확산하던 시기 중국 우한에서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당시 우한이 봉쇄되자 리랴오는 집에 머무는 대신 우한 길거리로 나가서 인적이 드문 거리 곳곳을 누비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리랴오의 퍼포먼스를 기록한 비디오 작품은 지난 1년반 동안 전 세계가 팬데믹 상황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필리핀 작가 아이사 혹슨의 ‘슈퍼우먼:돌봄의 제국’(2021), 뮤직 비디오와 설치·12분 17초, 가변 크기(사진=서울시립미술관)
팬데믹의 장기화와 함께 수면 위로 떠오른 인종주의, 젠더, 정체성, 이주, 경제 위기, 환경 문제 등 사회적 쟁점들에 대해서도 초점을 맞췄다. 필리핀 안무가이자 퍼포머인 아이사 혹슨은 한국 K팝 아이돌의 음악과 안무를 이용해 팬데믹 시대에 대처하는 필리핀 정부의 모순을 비판한다. 독일 작가 토비아스 칠로니는 팬데믹으로 최근 독일 사회에서 벌어지는 이주민 혐오나 인종 차별을 상기시키는 풍경을 재구성한 사진 연작을 소개한다.

또한 이번 비엔날레는 ‘유통망’ 프로젝트를 통해 전시장을 벗어나 서울 전역의 카페, 서점, 상점, 도서관 등 민간과 공공 문화거점 97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미술관 안과 밖을 아우르며, 다양한 조건과 환경에서도 현대미술을 접할 수 있다.

백지숙 서울시립미술관 관장은 “코로나19를 겪은 많은 사람들이 ‘하루하루 탈출한다’는 주제에 공감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장기화에 지친 사람들에게 이번 비엔날레가 신선한 전환이 되고 탈출구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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