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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은 지난달 30일부터 정기예금과 시장성예금, 적립식예금(적금) 상품의 금리를 0.05~0.3%p 인상했다. 정기예금과 시장성예금은 0.25~0.3%p 올랐고, 적립식예금은 0.2~0.25%가 인상했다.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도 8월 28일부터 ‘코드K 정기예금’의 금리를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KB국민·하나은행과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 등은 수신상품 금리 인상 조정을 확정하지 못한 모습이다. 9월 중에 인상분 반영을 검토하겠다고만 할 뿐 구체적 조율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기준금리 인상폭인 0.25%p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대출의 경우 주로 은행채 6개월·1년물 등 금융채 단기물 금리를 지표(기준)로 삼고 있다. 이 지표들은 매일 금리가 바뀌는데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오름세를 보였다. 채권은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선반영하는 구조 때문이다. 실제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신용대출 지표금리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은행채 1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해 말 0.944%에서 지난 8월 30일 기준, 1.263%로 0.319%포인트 올랐다.
주택담보대출도 변동형 대출금리 산정에 지표가 되는 코픽스(COFIX)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뛰고 있다. 코픽스는 정기 예·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금융채, 양도성예금증서(CD) 등의 수신상품 자금의 평균 비용을 가중 평균해 산출한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올초 하락세를 보였으나 지난 5월을 기점으로 반등한 뒤 계속 오름세다. 지난 5월 0.82%에서, 6월 0.92%, 지난달에는 0.95%로 최근 1년2개월 사이 최고치를 나타냈다.
여기에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압박을 이유로 우대금리를 없애면서 대출 실수요자들이 느끼는 체감 금리는 훨씬 높아졌다. 8월 기준(지난달 취급된 대출로 산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3.03~3.63%다. 1년 전 2.34~2.78%와 비교해 1%포인트 수준이 뛴 것이다. 같은 기간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1년 전 2.45~2.70%에서 올해 8월 2.65~3.11%로 높아졌다.
실제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됐던 2017년 11월에도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0.3%포인트 수준을 올려놓고 연말 이후 일부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0.05% 인상 조정을 시도한 바 있다. 당시 금융권은 기준금리를 핑계로 은행들이 예대마진을 높인다며 비판했고, 결국 금융당국이 나서 은행들의 가산금리 인상을 제지한 사례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조정 전부터 인상 기대감을 선반영했다는 핑계로 사실상 1년만에 1%p 가까이 금리를 올렸다”며 “결국 예금금리는 1%대 제자리인데 대출금리는 3~4% 수준으로 높아져 예대금리차만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