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마지막 광복절 경축사 고민… 대북·대일 ‘다 어렵네’

임기 중 마지막 광복절, 대북·대일 메시지 주목
비전 제시보다 관계 진전 위한 유화 제스처 전망
‘홍범도 유해 봉환’ 내세울 듯하나 北 자극할 수도
  • 등록 2021-08-14 오전 6:00:00

    수정 2021-08-14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중 마지막인 광복절을 앞두고 내놓을 메시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기반으로 북한과 일본을 향한 포용적 메시지를 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8월15일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3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틀 남은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사 메시지를 막바지 검토 중에 있다. 이번 광복절 경축사가 임기 중 마지막인데다 최근 대북·대일 관계가 급변하고 있어 마지막까지 고민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대 관심은 한미연합훈련 시행으로 급격히 악화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대북 메시지다. 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를 최우선 목표로 해왔던 만큼 관계 진전을 위한 유화 제스처가 담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일각에선 코로나19 백신 및 식량 등 대북지원 관련 발언이 나올 가능성도 점친다.

현재 남북관계는 13개월 만의 남북연락통신선 복원을 계기로 온기가 돌다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된 이후 급속히 악화됐다. 북한은 나흘째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을 통한 소통에 응하지 않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은 각각 10일과 11일 연달아 경고성 대남 담화문을 공개하며 압박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대화를 제안한다고 해도 북한이 호응할지도 미지수다. 당장 광복절 다음날부터 한미연합훈련 본훈련이 시작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맞도발 가능성도 점친다. 청와대는 남북연락통신선이 불통이 된 이후에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최대한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있다..

한일관계 역시 정체국면이다. 위안부 피해자 및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문제로 양국은 여전히 대치 중이다.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문 대통령이 방일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다는 계획도 무산됐다. 그 사이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공사의 망언까지 나왔다.

어려운 상황이나 문 대통령이 꾸준히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밝혀온 만큼 이번 광복절 경축사에도 비슷한 톤이 이어질 것이란 예측이다. 임기가 1년이 채 남지 않은 만큼 새로운 구상이나 비전 제시보다는 차기 정권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미래지향적인 메시지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카자흐스탄에 안장돼 있다 광복절 당일 국내로 봉환되는 봉오동 전투의 영웅 홍범도 장군의 유해에 대한 메시지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2019년 4월 카자흐스탄에 국빈방문했을 당시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을 요청했으며 지난해 코로나19로 연기됐다가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의 방한을 계기로 성사됐다.

하지만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이 남북관계 개선의 또다른 암초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북한은 홍범도 장군의 고향이 평양이라며 연고권을 주장해 왔다. 지난해 북한의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조상 전례의 풍습을 무시한 반인륜적 행위”라 문 대통령의 유해 봉환 계획을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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