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희귀질환은 희귀질환과는 별도의 새로운 분류이다. 루푸스나 전신경화증 등 대부분의 류마티스 질환은 이미 희귀 질환에 속해 분류되는 상병코드가 있기 때문에 산정특례라는 제도하에 진료비를 보조가 이루어지고 있다. 반면 희귀질환보다 더 희귀한 극희귀질환은 분류 상병 코드조차 없어 진료비 보조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근 극희귀질환에 대한 진단과 치료 방법이 연구되고 독립된 류마티스 질환으로 분류가 되면서 극희귀질환 환자들도 좀 더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세 가지 류마티스 극희귀질환 중, 첫 번째 ‘면역글로불린 IgG4 관련 질환(IgG4-related disease)’은 최근에 발견돼 이름 지어졌다. 면역글로불린 중 IgG4 라는 항체를 생산하는 형질세포와 임파구가 조직에 침윤하면서 만성적인 염증과 섬유화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전신 장기 어디에서든 관련 증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이 질환을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눈꺼풀과 턱밑이 붓거나, 유방이나 폐 등 내부 장기에서 마치 종양처럼 발견되는 게 전형적인 증상이다. 암이나 뇌종양 등으로 오인해 조직 검사를 받기 때문에 이 과정을 통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병리학적 진단이 까다롭고 어려운 편이다. 하지만 치료는 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 B세포를 차단하는 생물학적 제제 등을 이용하면 예후가 긍정적인 편이다.
두 번째 ‘사포(SAPHO)증후군’은 뼈의 변화가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사포증후군’ 이라는 이름은 이 질환의 대표적 다섯 가지 증상의 첫 글자를 딴 것으로, 관절염(synovitis), 여드름(acne), 농포(pustulosis), 골비대증(hyperostosis), 골염(osteitis)의 임상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사포증후군은 쇄골 관절 부위 앞쪽 흉곽의 뼈가 자라는 골비대증이나 윤활막염 등 관절과 뼈의 변화가 특징이다. 약 60%의 환자에서 피부 증상을, 약 30%의 환자에서 말초 관절염을 동반한다. 위의 다섯 가지 증상이 동시에 발생하지 않고 환자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과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경험이 있는 전문의를 통해 진단받는 게 중요하다. 대부분 비교적 젊은 연령대에 발생하며 치료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증상의 호전과 악화가 반복되면서 관절이 손상될 수 있다. 정확히 진단이 이루어지면 항류마티스제제를 이용한 약물치료를 하게되고 예후도 비교적 좋은 편이다.
◇류마티스인자 높다면 검사 받아보는 게 좋아
류마티스 극희귀질환을 겪고 있는 환자들은 원인을 알기 원하지만 사실 해당 질환의 원인은 알기가 어렵다. 대부분의 류마티스 질환이 그렇긴 하지만, 유전적소인, 환경적 영향, 생활 습관, 면역계의 이상이 복합적으로 발병을 유발하고 뚜렷한 한가지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위의 세 가지 극희귀질환은 매우 드물어 질병에 대한 역학조사나 기전 연구가 깊게 이루어지기 힙들어 발병 원인을 알기가 어렵고 경험이 많은 전문의가 많지 않아 진단에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또한 극희귀질환이다보니 조기 진단을 위한 정기 검진은 비용효율성이 매우 낮아 의미도 없다.
◇약물치료 예후 긍정적… 적극적인 치료 받길
‘봉입체근염’의 경우 아직 마땅한 치료제가 없기에 약물보다는 재활과 보조기를 통한 보조적 치료를 진행하지만, ‘면역글로불린 IgG4 관련 질환’과 ‘사포증후군’의 경우 약물 치료에 잘 반응할 뿐 아니라 경구 약제에 호전이 없는 경우 생물학적 제제라는 주사제들도 잘 나와 있어 예후가 양호한 편이다.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다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류마티스 질환을 처음 진단받을 때 그 이름이 낯설고 어려워 많이 놀라곤 한다. 미리 치료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경우도 많다. ‘어차피 낫지 않을 텐데’ 라면서 치료를 거부하기도 한다.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는 몸에 해롭다는 생각으로 치료를 주저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하지만 올바른 진단을 통한 적합한 치료는 부정적 부작용보다 질병의 호전을 통한 생명 보존과 삶의 질 향상이 훨씬 크다. 또한 약물을 처방하는 의사가 해당 약물의 득과 실을 잘 알고 있으니 믿고 치료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