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임원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젊고 추진력 있는 인재들을 곳곳에 전진 배치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LG는 이번 연말 임원인사와는 별도로 올 한해 연중 지속적으로 사업에 필요한 전문역량 강화 차원에서 다양한 영역의 외부 인재를 영입해 순혈주의를 탈피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취임 3년 차를 맞은 구광모(사진) 회장이 2021년에 변화를 주고 싶은 분야, 즉 미래경영 비전은 어떤 것일까요. 오늘 ‘재계 톡톡’에서는 외부 인재 영입와 조직개편으로 LG의 향후 미래 사업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올 한해 글로벌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재는 총 몇 명일까요. 2018년에는 13명, 2019년에는 16명에서 2020년에는 총 23명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경쟁 기업과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을 수립하고 새로운 가치가 담긴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인적 구성을 다양화하는 것이 병행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018년에 LG에 몸담게 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외부인사를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한 첫 사례로 꼽히는데요. 이후 LG화학(051910)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흑자전환하고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 법인 설립, 외부 자금 유치를 위한 배터리 사업부 분사 등 혁신적인 사업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또 LG전자(066570)에서는 미국 통신사 스프린터의 정수헌 부사장을 LG전자 MC사업본부 해외영업그룹장(부사장)으로 영입하면서 ‘해외통’, ‘북미전문가’로 불리는 정 부사장을 필두로 해외 시장에서 새 닻을 올렸습니다. 새로 신설된 북미이노베이션센터에도 미국 국립표준기술원(NIST) 부국장을 역임한 이석우 전무를 영입해 센터장을 맡겼습니다. 이 전무는 사물인터넷(IoT) 분야 사업개발 전문가로 손꼽힙니다. 또 고객경험에 기반한 디자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신설된 조직인 LG전자 CX Lab 장에는 황성걸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 학과장을 앉혔습니다.
LG화학에서는 허성우 롯데BP화학 대표 겸 BP(British Petrol)코리아 대표를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 글로벌사업추진담당(부사장)으로 영입하고 박진용 전 IBM 인공지능 데이터플랫폼 컨설팅팀 리더를 LG화학 DX담당 상무로 영입했습니다. 이지은 FDA 심사관 출신인 전 GC녹십자 RED본부장(상무)를 LG화학 임상개발센터 수석연구위원(상무)로 영입했습니다.
이처럼 외부 인재영입은 내부 승진을 인사 기본 정책으로 전개하던 과거와 달리 불시에 진행됐습니다. 경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외부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한 정책이죠. “변해야 생존한다”는 구 회장의 전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
LG그룹의 중추인 LG전자의 조직개편은 사업본부 중심의 책임경영체제를 유지하는 가운데 몇 가지 변화를 줬습니다. 먼저 글로벌로 뻗어가기 위한 LG전자의 전략으로 미래준비를 위해 CSO(Chief Strategy Office)부문 산하에 북미이노베이션센터를 신설했습니다. 북미이노베이션센터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새로운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업계를 선도하는 회사들과 협력하게 됩니다. 또 CSO 산하에 비즈인큐베이션센터를 신설해 다양한 형태의 신사업 육성을 지원합니다.
미래 기술 사업 가속화를 위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조직들도 신설됐는데요.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로봇 분야가 기대됩니다. 소재기술센터 산하에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관련 기술개발과 사업 가속화를 위해 차세대디스플레이연구소를 운영합니다. 로봇사업센터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로봇사업센터를 BS사업본부로 이관하고 본부 직속으로 BS연구소를 신설합니다. CTO부문 아이랩에서는 스타트업 방식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부문으로 혁신 아이템이 기대됩니다.
또 특히 고객 중심 가치 실현을 위해 글로벌마케팅센터 내 MI담당을 신설하고 또 고객이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을 파악해 상품기획, 제품개발, 영업 등 경영전반에 반영하기 위해 고객가치혁신실을 고객가치혁신담당으로 격상시켜 CSO부문으로 이관했습니다.
고객을 위한 제품 디자인 강화를 위해서는 LG전자는 선행디자인연구소를 재편해 CEO 직속으로 CX Lab을 신설했습니다. CX Lab은 고객경험에 기반해 디자인 역량을 강화하는 조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