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9 개막 하루 전(7일) 열린 기자간담회 겸 CES 네이버 부스에서 한성숙 대표는 비장함을 숨기지 않았다. 예정에 없었던 기자들의 질문도 피하지 않고 대답했다.
한 대표가 밝힌 CES 참가 이유는 확고했다. 글로벌 기업과 싸우기 위해서다. 국내 시장에 검색만 갖고 머물러서는 도태될 것이라는 불안감이다. 생존을 위한 경쟁을 피하지 않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이를 반영하듯 네이버 부스는 구글 부스를 마주 보고 있었다. 네이버 고위 관계자는 “12척 목선(판옥선)으로 전선에 나갔던 심정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네이버 부스는 목재 창고 콘셉트였다. 부스 크기는 구글(1800제곱미터)의 3분의 1규모였다. 행사장 내 부스 규모와 지명도 면에서 네이버는 구글의 아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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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절박함은 숨기지 못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네이버가 큰 기업이라고 하지만, 글로벌 기업과 비교하면 자본이나 매출 등에서 네이버는 굉장히 작은 기업”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CES에서 네이버는 로봇틱스와 자율주행 자동차·로봇용 고정밀 지도 기술을 선보였다. 2013년부터 6년 가까이 네이버가 키워온 기술이다. 네이버 내부에서는 이 기술만큼은 구글과 경쟁해도 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외의 분야에서 볼 때 네이버는 구글의 상대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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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서비스 영향력 면에서 네이버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구글은 검색과 모바일 운영체제, 유튜브, 지도, 앱마켓, 메일 서비스에서 압도적이다. 이들 서비스 모두 사용자 수 10억명 이상을 확보한 상태다.이외 스마트홈, 자율주행차 등 생활 전반에서 구글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동영상 서비스에서도 구글은 네이버를 압도한다. 유튜브는 국내 시장에서만 점유율 90% 이상이다. 전세계 20억명 이상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생태계도 마찬가지. 구글은 기계학습 분야 개발 소프트웨어 ‘텐서플로우’를 2015년 배포했다. 텐서플로우를 전용으로 구동시킬 수 있는 반도체 칩(TPU, 텐서플로우유닛)까지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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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네이버랩스가 개발 중인 로봇틱스, 인공지능 기술이 당장 매출로 이어지지 않아도 사용자와 디바이스(기기)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도 보였다.
CES를 통해 네이버가 확보한 제휴 기업도 미래 네이버의 희망이 될 전망이다.
네이버 고위 관계자는 이번 CES를 통해 네이버가 여러 기업과 제휴할 수 있었다는 데 의미를 뒀다. 로봇틱스 분야에서 퀄컴(5G 네트워크)과 LG전자(안내로봇 지도 솔루션)와 한 제휴가 예다. LG전자와의 제휴는 CES 현장에서 전격 결정됐다.
한 대표는 “우리가 해왔던 서비스에 새로운 것들이 추가돼 새로운 공간과 새로운 기기로 사용자들을 연결하겠다”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진정한 기술 플랫폼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