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반등한 신흥국 펀드…내년에도 이어질까

남미·동유럽주식 펀드 최근 3개월 수익률 반등
"글로벌 자금, 9주 연속 신흥국 펀드에 유입"
"추세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 등록 2018-12-20 오전 4:30:00

    수정 2018-12-20 오전 4:30:00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한때 터키발(發) 신흥국 금융위기 우려 등으로 그간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해외 신흥국 펀드가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는 여전히 마이너스 수익률에 머물러있지만 남미와 동유럽 등 신흥국 투자 펀드는 경우 그동안 악재로 작용했던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분 해소됐고,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플러스 수익률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가 내년에도 이어질지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올 4분기, 남미·동유럽 펀드만 ‘수익’

19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 등 해외주식형 펀드 가운데 브라질과 러시아, 유럽신흥국, 남미신흥국 4개 유형만 최근 석 달 플러스(+)수익을 내며 반등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수익을 기록한 것은 브라질주식 펀드로 최근 3개월 평균 26.3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남미신흥국주식 펀드와 유럽신흥국주식 펀드는 각각 평균 6.81%, 1.48%를 기록했다. 러시아주식도 0.96%로 나타났다. 이 기간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북미펀드는 마이너스(-)10.41%을 기록했고, 중국과 일본펀드 역시 각각 4.40%, 8.52% 내렸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브라질 펀드 중에서는 멀티에셋자산운용의 ‘멀티에셋삼바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이 최근 3개월 31.53%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브라질의 경우 올해 상반기 금리 상승과 강달러 기조, 정치적 불확실성에 높은 변동성을 보였지만, 지난 10월 대선 결과로 친시장적인 정권이 들어서며 빠르게 증시 안정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브라질 비중이 큰 남미신흥국펀드 역시 반등에 성공했다.

유럽신흥국 펀드 중에서는 템플턴자산운용의 ‘템플턴이스턴유럽증권자투자신탁’이 최근 3개월 2.95%의 수익을 냈다. 펀드 편입 종목 중에서는 러시아의 ‘CTC MEDIA(방송 미디어)’와 터키의 ‘Turkiye Is Banka(금융)’등이 연초 이후 20% 넘게 상승하며 수익률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월과 11월사이에 골드만삭스 등 해외 투자은행(IB)에서 신흥국 증시가 이미 많이 하락했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있다는 전망과 내년 신흥국 증시 반등에 무게감을 둔 리포트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또 국제 유가가 내려오는 상황에서 신흥국의 인플레이션 부담이 약해진 것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자금 몰리는 신흥국 펀드

국내에 설정된 신흥국 주식 펀드는 단기 수익률 반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금 순유출을 보이고 있다. 다만 글로벌 주식 펀드 자금 흐름은 이미 신흥국 주식 펀드로 몰리고 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10~14일)약 1억8000만달러(약 2025억원)의 자금이 글로벌 신흥국 주식 펀드에 순유입된 것으로 분석됐다”며 “지난 주까지 포함해 총 9주 연속 순유입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같은 기간 선진국 주식 펀드에는 391억7000만달러(약 44조원)가 순유출 돼 연초 이래 최대 규모 순유출 기록했다는게 오 연구원의 분석이다.

이런 흐름이 추세로 볼 수 있는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균 연구원은 “신흥국 증시가 그간 워낙 급락해 가격 매력이 커졌고, 상대적으로 비워놨던 신흥국 주식 펀드의 비중을 다시 높이는 과정”이라며 “이러한 흐름이 추세적으로 진행될 것이냐는 논란이 있는데 향후 펀더멘털적인 측면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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