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25]수소전기차, 결합때 매연없이 전기 생산…달리는 청정발전소죠

공기정화 기능까지…궁극의 친환경차
발전하며 산소 정화…청정공기 배출
용광로에서도 터지지 않는 안전성 자랑
  • 등록 2018-09-17 오전 5:00:00

    수정 2018-09-17 오전 5:00:00

2018 CES 아시아 현대자동차 부스에 전시된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 절개차(사진=현대차)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무인도나 사막 한가운데서 고립되는 상상을 해본 적 있나요. 만약 이곳에 단 한 가지만 가져갈 수 있다면 무엇을 선택하겠습니까. 여기 무인도나 사막에서도 거뜬히 살아남을 수 있는 미래기술이 있습니다.

바로 ‘수소전기차’입니다. 우선 자동차니깐 이동할 수 있죠. 또 깨끗한 물을 배출하니 마실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수소전기차가 달리면 자동차이지만, 멈추면 전기를 발전하는 발전소로 바뀌게 되니 불을 밝히는 등 필요한 에너지원으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극적인 상황을 가정했지만, 바로 수소전기차가 만들 수 있는 놀라운 세계를 바로 보여줍니다. 수소전기차는 △미래 에너지 △오염 물질 Zero(제로) △움직이는 공기청정기 △우리집 발전소 등 역할을 하는 미래 기술의 결정체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직접 전기 에너지 생산하는 수소전기차

먼저 수소전기차의 명칭부터 정리해볼까요. 외국에서는 ‘FCEV’(Fuel Cell Electric Vehicle)로 불립니다. 국내에서는 수소차, 수소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으로 섞어 쓰고 있죠. 2013년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전기차 ‘투싼ix’를 개발한 현대차는 초기에는 수소연료전지차로 홍보했습니다. 길기도 하고, 일반인에게는 생소하다는 의견이 있어 올해 ‘넥쏘’를 출시하면서 명칭을 수소전기차로 통일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갈 것은 수소전기차(FCEV)와 수소차(HICEV)는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차라는 점입니다. 주행 중에 배기가스 대신 순수한 물만 배출한다는 점은 같지만, 동력을 얻는 과정이 다릅니다. 수소전기차는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반응시키고 이때 발생하는 전기를 이용하는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입니다.현대차 투싼ix, 넥쏘 등은 모두 수소전기차입니다. 이에 비해 수소차는 실린더에서 수소를 직접 연소해 동력을 얻습니다. 차에 응축된 액화 수소를 보관해야 하는 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현재까지 양산에 성공한 수소차는 없습니다.

세계 배기가스 배출 규제 심화…환경문제 해결

최근 들어 미세먼지 등으로 맑은 하늘을 보기가 어렵고, 전 세계에서 배기가스 등에 대한 규제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유렵의 연비규제 계획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이산화탄소 배출 허용치는 130g/km에서 2020년에는 95g/km, 2030년 67g/km 등으로 내려가다가 2050년에는 10g/km까지 줄어듭니다. 매년 30%가량 연비 개선을 해야 합니다.

많은 완성차 업체들이 자동차 연비개선에 힘쓰고 있지만, 이 같은 규제를 맞추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규제를 지키지 못하면 천문학적인 벌금을 물게 돼 사업을 접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현대차만 해도 규제를 지키지 못하면 향후 유럽에서 연간 4조원, 전 세계 시장에서 최대 7조원까지 벌금을 물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친환경차 개발에 몰두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매연을 배출하지 않은 친환경차는 전기차와 수소전기차가 있습니다. 수소전기차가 전기차를 제치고 더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공기청정기 역할까지 하기 때문입니다. 수소전기차가 ‘궁극의 친환경차’라고 불리는 이유입니다.

수소전기차는 연료전지에서 수소와 반응시킬 산소를 수집하기 위해 외부의 공기를 정화해서 사용하고 정화된 공기를 다시 배출합니다. 수소전기차에 탑재된 공기정화 시스템을 통과하면 초미세먼지 99.9% 이상이 제거됩니다.

수소전기차가 실제 운행하며 정화할 수 있는 공기의 양은 얼마나 될까요. 현대차에 따르면 수소전기차 넥쏘를 1시간 운행하면 26.9㎏의 청정 공기를 생산합니다. 성인 42.6명이 1시간가량 소비할 수 있는 양입니다. 수소전기차 10만대가 서울 거리를 달릴 때 시민 86%(854만명)가 미세먼지 99.9%를 정화한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다고 합니다.

수소전기버스가 1km 주행 시 공기를 정화하는 양은 4863kg라고 합니다. 주행거리가 긴 대중교통 수단이 수소전기차로 바뀐다면 그 규모는 더 커지겠죠. 미세먼지 농도가 짙은 날 자동차 운행을 자제하는데 수소전기차가 널리 상용화되면 오히려 수소전기차 운행을 적극적으로 독려하는 현상이 벌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수소전기차가 전기차나 내연기관차보다는 월등한 친환경차임은 분명합니다. 다만 연료인 수소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등 완전한 공해 제로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남아 있습니다. 현대차가 주도하는 수소위원회는 지난 14일 세계기후행동회의(GCAS)에서 2030년 수송용 수소전기차의 연료를 100% 친환경으로 생산하겠다는 선언을 했습니다. 수소를 화석연료에 서 얻지 않고 풍력과 태양광을 이용해 생산, 수송 분야에서 100% 탈 탄소화 하겠다는 것인데 수소전기차가 궁극의 친환경차가 될 그날을 기대해봅니다.

위험하고 비싼 수소전기차?…오해와 진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가솔린, 디젤 등 내연기관 자동차는 100년 이상 역사 속에서 발전해왔습니다. 수소전기차를 본격적으로 개발한 것은 20년이 채 넘지 않았죠. 이러므로 안전성에 늘 물음표가 따라붙습니다.

특히 폭발 위험성이 크다는 우려가 있는데요. 아마도 ‘수소폭탄’으로 빚어진 오해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수소전기차와 수소폭탄에 사용하는 수소는 이름만 같고 재료부터 작동원리까지 다릅니다. 수소전기차에 사용되는 수소는 일반적인 ‘수소분자’입니다. 삼중수소와 중수소 등이 1억 도 온도와 수천 기압의 압력 아래에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수소폭탄과는 다르죠.

수소전기차는 상용화를 위해 다양한 안전성 검사를 진행합니다. 현대차는 넥쏘에 전 세계를 돌며 총기, 기밀, 낙하, 가압, 화재, 고온 등 15개 인증시험을 두루 마친 수소탱크를 탑재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넥쏘에 탑재된 수소탱크는 용광로는 물론, 수심 7000m의 고압에서도 터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 수소전기차는 가격이 비쌀 것이라는 오해도 받습니다.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을 지원받으면 동급 차량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넥쏘의 경우 3000만원 중후반 대면 구매할 수 있습니다.

유지비도 걱정인데요. 국내 수소충전소에선 1kg당 5500원 수준에 가격이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소전기차를 완충하는데 3만5000원가량 든다고 합니다. 1kg당 96.2km를 가니 가솔린이나 디젤 등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연료비용이 훨씬 적게 듭니다. 수소전기차의 수요가 늘고 인프라가 구축될수록 수소 공급가가 싸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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