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 코리아의 조건]윤증현 "세금 더 안 낼거면 복지 꺼내면 안돼"

"정부, 법인세 비과세 감면 조항 철폐해야"
"증세저항 만만치 않겠지만 용감하게 해야"
  • 등록 2016-10-04 오전 5:00:55

    수정 2016-10-04 오전 8:28:17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이데일리와 창간 인터뷰에서 “정부는 법인세 비과세 감면 조항을 철폐해야 한다”면서 “용감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조세 문제에 있어 확고한 철학을 갖고 있다. 복지 수요는 급격하게 팽창하지만 조세부담은 낮은 우리나라의 상황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윤 전 장관은 ‘복지 부담은 느는데 돈 나올 구멍은 없으니 해법이 만만치 않다’는 질문에 “해법이 있다”고 했다. 자신감이 넘치는 목소리였다. 그는 “정부의 정책의지에 달린 것”이라면서 “국회도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주요 세목은 크게 법인세 소득세 부가가치세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여야는 법인세 인상 여부만 놓고 정쟁을 벌여왔다. 소득세는 최고세율이 오르긴 했지만 절반 정도인 면세자 비율은 그대로다. 부가가치세는 1977년 전격 도입된 뒤 40년째 그 세율이 10%다.

윤 전 장관은 “우리가 어느 정도 각오를 하고 복지 수준을 얘기해야 하는데, 세금은 못 내겠고 복지만 늘리라고 한다”면서 “여기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법인세 인상만 얘기하면 안 된다”면서 “전면적인 조세 개혁안이 나와야 하는데, 정부는 그게 없다”고 비판했다.

먼저 법인세. 그는 법인세를 두고 “국제간 비교세율”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우리는 끊임없이 해외에서 투자 받아야 할 입장”이라면서 “세율을 높이면 투자자들이 오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그러면서 법인세 명목 최고세율 22%를 올리는 대신 각종 비과세 감면을 철폐해 실효세율을 올리는 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 장관은 “현재 평균 법인세 실효세율이 16~17% 정도”라면서 “공무원이 국회의원들의 지역구 이해관계 때문에 비과세 감면 조항을 한 줄도 못 고친다. 정부는 비과세 감면 조항을 철폐해야 한다. 용감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 장관은 소득세의 경우 “국민개세주의(모든 국민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원칙)로 가야 한다”고 했다. 모든 국민이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소득세 면세자 비율은 2014년 기준 48.1%. 이들이 1년에 1만~2만원이라도 내야 한다는 얘기다.

그의 부가가치세 개편안도 구체적이었다. 현재 10%인 세율을 두 개로 나눠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를테면 고가품 등은 부가가치세율을 더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윤 전 장관은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GDP 대비 조세총액 비중)을 (현재 18% 정도에서) 2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면서 “조세부담률을 1%포인트 올리려면 10조원 이상 든다. 저항은 만만치 않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복지를 하자는 소리를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대권주자들이 그렇게 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질문에는 “표가 안 나오니 그럴 것”이라면서도 “국민들도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고 했다.

대담=오성철 부국장 겸 정경부장

정리=김정남 기자

사진=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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