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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세기의 작곡가 모차르트와 인공지능 작곡용 로봇 에밀리 하웰의 대결이 펼쳐진다. 2012년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가 스페인 말라가 대학 개발의 작곡용 인공지능 이아모스 작품 10곡을 연주해 앨범으로 발매한 적은 있지만 인공지능(AI) 작곡의 교향곡 작품을 국내에서 연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예술단장 겸 상임지휘자 성시연)는 오는 8월 10일 오후 7시 30분 경기 수원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모차르트 vs 인공지능’이란 타이틀로 음악회를 갖는다고 11일 밝혔다.
경기필 측은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세기 대결로 인공지능에 대한 높아진 관심에 맞춤해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예술 분야에서 인공지능(AI)이 얼마나 발전할 수 있는지 가능성과 비전에 대해 함께 고민코자 이번 공연을 기획했다”며 “특히 여름 방학을 맞아 쉬운 연주 레퍼토리로 의미있는 시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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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 하웰 곡의 음원은 아이튠즈, 아마존 등 온라인 콘텐츠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을 정도다. 사람들의 연주를 통해 2010년에 ‘프롬 다크니스, 라이트’(From Darkness, Light), 2012년에 ‘브리들리스’(Breathless)라는 음반으로 발매하기도 했다. 바흐, 비발디, 모차르트, 베토벤, 말러 등 기존 작곡가들의 곡을 학습해 비슷한 풍의 작품을 작곡하기도 했다.
이번 연주회에서 경기필은 에밀리 하웰의‘모차르트 풍 교향곡(Symphony in the Style of Mozart) 1악장 Allegro’과 원 작곡가 ‘모차르트 교향곡 34번 1악장 Allegro vivace’를 연이어 들려주고 어떤 음악이 더 아름다운지 고르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한다. 모차르트와 인공지능이 맞붙는 세기의 대결인 셈이다.
인공지능 작곡 선두주자 이면서 프로그램 연구 학자인 데이비드 코프는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을 매우 흥미롭게 지켜봤는데 경기필의 기획 의도가 좋고 특히나 청소년을 대상한 공연이라 흔쾌히 참여했다”면서 “오리지널 작곡가와 인공지능의 작품 중 관객들이 어떤 음악을 더 좋아할지 결과가 무척 궁금하다”고 말했다.
김택수는 원래 화학자가 되고자 했던 ‘과학 영재’로 서울 과학고와 서울대 화학과에서 공부했고 1998년에는 국제화학올림피아드에 참가해 은메달을 땄다. 그러다 작곡으로 전향했고 서울대 작곡과를 거쳐 인디애나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기필 성시연 단장은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의 인공지능 연구기관 ‘딥마인드’는 인공지능의 예술 창작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일본은 인공지능이 만든 예술 작품에 저작권을 인정하기 위한 법 정비를 추진하고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에만 관심을 기울기고 있다”면서 “이번 공연을 통해 실제로 음악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얼마나 더 발전할 수 있을지 또 어떤 방식으로 음악에 활용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