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1호 유학생이자 중국 전문가인 김만기 숙명여대 교수는 중국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한국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세계 경제가 알리바바,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기업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고 국내 시장 역시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차이나머니의 공습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현상을 보면 그의 말은 과언이 아닌 듯하다.
실제로 기업 ‘인수합병(M&A) 굴기’라는 기치 아래 중국 자본은 미국, 일본 등 전세계 유명 기업을 빠르게 집어삼키고 있으며 이미 전세계 M&A 시장에서 중국은 미국을 앞질러 이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특히 드라마 제작사, 연예기획사, 게임사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한국 콘텐츠를 사가고 있으며 나아가 스타 PD와 작가 같은 콘텐츠 제작 인력도 발빠르게 영입하는 추세다. 이미 일부 스타 제작자들은 베이징 등 중국 대도시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들의 한껏 높아진 몸값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이루지 못했던 꿈을 중국에서 마음껏 펼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중국에서 한·중 간 경영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도 급증하는 추세다. 베이징에만 줄잡아 수십여개 업체가 이같은 사업을 하며 한·중 간 문화콘텐츠 사업 교류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이는 불과 10년 전만 해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던 직업군이지만 최근에는 한국인이 모여 있는 곳이면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이들은 요즘 일거리가 넘쳐나 몸이 두 개라도 부족할 지경이라며 하소연한다. 최근에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 열풍 덕분인지 컨설팅 문의가 더욱 늘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야 건강을 잘 챙기라며 위로하지만 사실 사업이 그만큼 잘 된다는 얘기니 축하해줘야 할 일이다.
결국 남은 것은 현재 한류를 일으키고 있는 문화콘텐츠 관련 사업이다. 이렇다 보니 현재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한국 제조업에 이어 서비스업마저 노하우와 기술 유출로 머지않아 국제경쟁력을 상실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게임 업계의 중국 자본 잠식 수준이 심각해 영화, 엔터테인먼트 기업 대부분도 중국에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시장 잠식 우려를 잠재우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중 간 사업 교류에서 국내 기업이 주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막대한 자본 앞에서 이를 유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조선시대 말기 상업자본에 신분을 팔고 양민으로 전락한 양반의 상황이 오버랩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