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의 눈]한-중 콘텐츠 교류확대가 두려운 이유

  • 등록 2016-04-06 오전 5:01:01

    수정 2016-04-06 오전 5:01:01

[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지금은 어느 때보다 중국 전문가가 필요한 때입니다. 중국의 14억 인구를 상대하려면 적어도 10만명의 중국 전문가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베이징 1호 유학생이자 중국 전문가인 김만기 숙명여대 교수는 중국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한국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세계 경제가 알리바바,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기업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고 국내 시장 역시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차이나머니의 공습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현상을 보면 그의 말은 과언이 아닌 듯하다.

실제로 기업 ‘인수합병(M&A) 굴기’라는 기치 아래 중국 자본은 미국, 일본 등 전세계 유명 기업을 빠르게 집어삼키고 있으며 이미 전세계 M&A 시장에서 중국은 미국을 앞질러 이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중국 기업의 한국기업 M&A 건수가 2014년에 비해 3배에 달하는 33건, 거래 규모는 128% 증가한 19억3000만달러(약 2조2300억원)에 달했다. 중국 자본은 올해의 경우 그동안 중국내 한류(韓流) 열풍을 일으킨 한국 문화콘텐츠 분야를 정조준하며 지분 투자 등의 형식으로 시장을 잠식해 들어오고 있다.

특히 드라마 제작사, 연예기획사, 게임사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한국 콘텐츠를 사가고 있으며 나아가 스타 PD와 작가 같은 콘텐츠 제작 인력도 발빠르게 영입하는 추세다. 이미 일부 스타 제작자들은 베이징 등 중국 대도시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들의 한껏 높아진 몸값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이루지 못했던 꿈을 중국에서 마음껏 펼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중국에서 한·중 간 경영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도 급증하는 추세다. 베이징에만 줄잡아 수십여개 업체가 이같은 사업을 하며 한·중 간 문화콘텐츠 사업 교류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이는 불과 10년 전만 해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던 직업군이지만 최근에는 한국인이 모여 있는 곳이면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이들은 요즘 일거리가 넘쳐나 몸이 두 개라도 부족할 지경이라며 하소연한다. 최근에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 열풍 덕분인지 컨설팅 문의가 더욱 늘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야 건강을 잘 챙기라며 위로하지만 사실 사업이 그만큼 잘 된다는 얘기니 축하해줘야 할 일이다.

다만 중국 머니 파워에 이끌리다 어느새 우리 자생력을 상실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중국 자본은 한국기업 가운데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업, 그 중에서도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게임 등 문화콘텐츠 기업에 집중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자본은 전통 제조업은 물론이고 정보기술(IT) 분야에서도 중국이 이미 한국을 뛰어넘었다고 여기고 있다.

결국 남은 것은 현재 한류를 일으키고 있는 문화콘텐츠 관련 사업이다. 이렇다 보니 현재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한국 제조업에 이어 서비스업마저 노하우와 기술 유출로 머지않아 국제경쟁력을 상실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게임 업계의 중국 자본 잠식 수준이 심각해 영화, 엔터테인먼트 기업 대부분도 중국에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시장 잠식 우려를 잠재우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중 간 사업 교류에서 국내 기업이 주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막대한 자본 앞에서 이를 유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조선시대 말기 상업자본에 신분을 팔고 양민으로 전락한 양반의 상황이 오버랩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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