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는 약 40년 전 처음 지구상에서 발견됐으나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고 치사율이 9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세계적으로 더 큰 공포를 불러왔다.
그나마 한 가닥 희망을 걸게 하는 것은 에볼라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이 최근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 사용을 일부 승인한 가운데 미국의 한 바이오 벤처회사가 다음 달 임상실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미국계 제약사 존슨앤존슨(J&J)과 영국계 글락소 스미스 클라인(GSK) 등 대형 제약사들도 백신 개발에 돌입했거나 조만간 임상실험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에볼라 피해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도 그렇지만 그동안 전세계적으로 낙후된 일부 국가들에서 주로 발생해 의약품 개발 속도가 더뎠던 점을 생각하면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실제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 한 두달 만에 부작용이 나타났다. 일부 접종자들에게서 고열과 발진 등 부작용이 나타났고 심한 경우에는 사망하는 환자도 생겼다. 당시 뉴욕주(州)는 의료진이 백신을 의무적으로 접종하도록 했는데 안전성을 우려한 의사와 간호사들이 이에 집단 반발하는 사태도 빚어졌다.
신종 플루 치료제는 다른 용도이긴 하지만 일단 시장에 출시됐던 의약품이었던 반면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와 백신은 아예 임상실험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좀더 경각심이 드는 게 사실이다.
첫 백신의 임상실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실제 안전성이 입증되고 일반에 공급되기까지 최소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 아울러 그동안 이익이 크지 않아 미 국립보건원(NIH)이나 소규모 기업들이 주로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량생산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그러다보니 일각에선 치료제를 투약한 미국인 두 명이 낫는다 해도 이것이 약품 덕분인지 아니면 스스로 회복한 것인지, 또는 병원 측의 다른 노력 덕분인지 알 수 없다는 말까지도 나온다.
치료제 사용 승인후 미국 내에선 에볼라 감염 환자들에게 실험적 치료를 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옳은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일고 있다. 질병으로부터 더 많은 사람들을 살릴 수 있다면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시도해봐야 한다. 다만 의약품은 인간의 건강을 위해 최대한 ‘안전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점도 염두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