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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14일 “기재부의 반대가 심해 새로운 공공기관을 설립하는 것은 어렵게 됐다”며 “기존의 정부 출연 기관 등을 활용, 대학 구조개혁 평가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교육부는 대학평가를 전담할 기구 신설을 검토해 왔다. 향후 대학 구조조정이 본격화 될 것을 대비, 한국고등교육평가원(가칭) 설립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평가 결과에 따라 강제적 정원감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얻으려면 독립성과 전문성을 가진 평가기구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정부가 강도높은 공공기관 개혁작업을 추진하면서 새로운 공공기관 설립이 어렵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대학 평가실무는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1972년 설립된 KEDI는 국가 교육 정책을 개발하는 정부 출연 연구기관이다. 현재도 교육부로부터 위탁받은 대졸자 취업률 조사 업무 등을 맡고 있다.
교육부는 새로 대학 평가를 담당할 직제를 신설하고, 실무는 교육개발원에 맡길 전망이다. 또 대학 교수와 산업계 인사 등 400~500명으로 구성된 대학 평가단을 관리·운영하는 업무도 교육개발원이 맡는다. 여기서 나온 평가결과는 교육부 산하 자문기구인 대학구조개혁위원회가 심의한다.
반면 현재 대학 기관인증평가를 맡고 있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의 기능은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대교협이 2010년부터 시행한 기관인증평가는 대학운영 전반을 심사해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다. 국내외적으로 상호 인정할 수 있는 ‘고등교육 질 보증’ 체제를 마련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인증 결과는 정부 재정지원사업과 연계되기 때문에 평가인증을 받지 못하는 대학은 정부 지원사업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대교협이 대학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이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다. 교육부는 대학들의 협의체이자 대학들로부터 회비를 받는 대교협이 각 대학의 입김에서 벗어나 평가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아무래도 회원교인 대학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걸린 사안이라 대교협이 평가업무를 담당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이라며 “다만 구조개혁 평가를 진행하는 데 있어 대교협 평가인증 방식을 활용하는 등 협력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