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이데일리] 예비청문회 치른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 등록 2013-10-30 오전 6:00:11

    수정 2013-10-30 오전 6:00:11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30년 이상 법원에 몸담고 있었던 사람으로서 판사의 직을 떠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새 감사원장에 내정된 황찬현(60) 서울중앙지법원장은 29일 감사원장직 제의에 대해 “고민이 없지 않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서울고등법원 청사에서 열린 서울고법 및 산하 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서다.

황 법원장은 법관 생활 30여년 중 절반 가까이 형사 재판을 맡았다. 특히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부 재판장으로 있을 때 대선자금 불법모금, 유영철 연쇄살인, 굿모닝시티 비리, 대우그룹 부실회계감사 등 대형 사건을 통해 엄정한 일 처리를 인정받았다. 지난 2009년에는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 100여명이 뽑은 대법관 후보 6명에 들었을 정도로 신망도 두텁다.

취미가 컴퓨터 프로그래밍일 만큼 정부기술(IT) 분야에도 해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법학회와 사법정보화 커뮤니티 회장을 오래 맡았고, 등기전산화 작업을 주관하면서 최단기간·최소비용을 들여 시스템을 완성·정착하는 데 이바지한 공로로 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날 국감은 황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예비 인사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야당 의원들은 의사진행 발언은 물론 질의에서도 황 법원장의 감사원장 내정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무엇보다 황 법원장의 이력이 공격의 빌미가 됐다. 야당은 지난 25일 박 대통령이 그를 감사원장에 내정한 직후부터 그의 출신 지역과 학교를 토대로 현 정부 ‘실세’와 연관지으며 공세를 가해왔다. 황 법원장은 마산 출신으로 마산중, 마산고를 나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마산중·서울대 법대 동문인 셈이다.

이날 국감에서도 야당 의원들은 김 실장과 황 법원장의 친분이 이번 인사로 이어진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황 법원장은 “사적으로 전혀 교류를 하거나 만나는 일이 없었다”면서도 김 실장으로부터 내정 통보를 받은 사실은 시인했다.

야당은 아울러 법원 출신 인사가 계속해서 고위 관직을 차지하는 데 따른 사법부 독립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한 의원은 ‘삼권융합’이란 표현을 쓰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황 법원장은 “(감사원장 지명 문제가) 사법권 독립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감사원의 독립성과 분리성이란 측면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감사원장의 덕목’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법령에 정해진 것과 같이 감사원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확보하고 성역없는 감사를 하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법원장은 안구질환(근시)을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올해 공직자 재산등록상 신고재산은 12억4900여만원이었다. ‘본게임’인 감사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선 더욱 거센 공방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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