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국가 등급보다 높은 등급을 갖고 있는 기업들도 있고, 시장에서 이미 평가를 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기업들이 이로 인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미국 비금융 제조업체중 트리플A는 단 4개사 현재 미국내 비금융 제조업체중에 트리플 A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민간고용을 조사 발표하는 ADP, 초대형 석유회사인 엑슨모빌, 세계최대 소프트웨어 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 진통제 `타이레놀`로 유명한 존슨앤존슨 등 4개 뿐이다.
지난 1982년에 61개, 2000년에는 15개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하지만 요즘 기업들은 재무 건정성이 높은 보수적 경영은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인식 때문에 높은 신용등급에 대한 애착이 거의 없다고 NYT는 지적했다.
더블A나 트리플A를 별로 구분하지도 않는데다, 지금과 같은 초저금리 덕에 조달비용 차이도 크지 않다. 또 차입매수 M&A등 경영전략 때문에 부채비율이 올라간 회사들도 많아졌다.
웨스턴 애셋 매니지먼트의 크리스 온도프 선임매니지는 "롤스로이스에서 벤츠로 갈아타는 것과 같다"며 "등급하락이 부끄러울 게 없다"고 말했다.
한때 트리플A 등급이었던 UPS가 지난 2007년 노조와 연봉 및 수당을 올리고, 연금을 동결하는데 합의하자 등급이 강등됐다. 당시 UPS 대변인은 "트리플 A를 유지하는 것이 우리 회사의 재정목표가 아니다"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등급이 떨어져도 시장의 반응이 크지 않다. 버크셔 해서웨이와 GE는 지난 2009년 트리플 등급에서 떨어졌지만, 차입비용이 늘지 않았다. 시장이 미리 알아서 반영하고 있는 반면, 신용평가회사가 뒤늦게 이를 반영하는 꼴이다.
무디스와 피치가 어제 미국의 트리플A 등급을 당장 강등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시장은 미국을 더 이상 트리플 A로 인정하지 않아왔다.
당시 미국 정부의 디폴트에 대한 보험료가 투기등급 약간 위에 있던 기업들의 보험료와 거의 똑같았고 지금도 트리플 A보다 두계단 낮은 콜게이트 팜올리브 회사와 비슷한 수준이다.
◇경제 침체되면 美기업 `강등 위험 노출` 미국이 등급강등되면 이들 트리플A 기업들은 어떻게 될까.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기업등급 헤드는 "적자와 지출에 대한 합의로 기업들도 영향을 받게 될 것"고 말했다. 그렇지만 기업들이 곧장 더블A로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 전망이다.
역사적으로 지난 1990년대 오랜 경제 침체로 일본 정부 등급이 더블A로 떨어졌을때 도요타는 트리플 A로 계속 남았었다.
심지어 재정위기를 겪고있는 포르투갈의 포르투갈 텔레콤, 그리스의 헬레콤등도 국가등급보다 더 높다. 매출중에 외국인 고객 비중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기업도 당분간 트리플A 등급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정부 지출 감축으로 경제가 다시 침체를 보인다면, 이들 기업 등급도 위태롭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