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장에서 보합권 등락을 거듭하던 다우 지수는 오후장 들어 인수합병(M&A) 호재를 반영하며 상승세를 지속하기도 했으나 장 막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 기조가 막바지라는 전망 등에 따른 부담으로 결국 하락권으로 떨어진 채 마쳤다.
이날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의 츄잉검 전문 제과업체 리글리 인수와 억만장자 기업사냥꾼 커크 커코리안의 포드 지분 매입이 인수합병(M&A) 호재를 던졌다.
그러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이틀 앞둔 가운데 나온 `통화완화 정책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전망과 이번 주 발표될 예정인 1분기 국내총생산(GDP), 고용보고서 등에 따른 부담감이 지수 상승을 제한했다.
"경기후퇴(recession)가 짧거나 얕지는 않을 것"는 버핏의 경고와 "금융시장이 아직 숲에서 벗어나오지 못했다"는 제임스 울펜손 전 세계은행 총재의 진단도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2871.75로 전일대비 20.11포인트(0.16%) 하락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도 1396.37로 1.47포인트(0.11%) 내렸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424.40으로 1.47포인트(0.06%) 상승했다.
국제 유가는 북해와 나이지리아에서의 파업 등에 따른 수급 차질 우려로 한때 120달러에 근접하며 또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6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23센트(0.2%) 오른 118.75달러로 마감했다. 개장 전 전자거래에서는 한때 119.93달러까지 치솟아 사상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리글리·포드·버라이존 `상승`
워렌 버핏은 스니커즈와 엠앤엠즈(M&Ms)로 유명한 마스(Mars)와 손잡고 리글리를 주당 80달러, 총 23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주말 종가에 28%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마스와 리글리의 합병으로 세계 제과업계의 판도가 뒤바뀔 전망이다. 마스와 리글리는 모두 미국 사탕 제과 시장에서 주도적인 브랜드. 마스는 세계 최대 초콜릿 회사로 매출액 기준 시장 점유율이 15%에 이른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마스와 리글리의 결합으로 업계 M&A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포드(F)는 9.5% 뛰었다.
커크 커코리안의 투자회사인 트라신다가 포드 전체 주식의 4.7%에 해당되는 1억만주를 주당 평균 6.91달러, 총 6억9100만달러에 매입했다는 소식이 호재가 됐다.
트라신다는 2000만주의 추가 매입 의사도 밝혔다. 매입 가격은 지난 주말 종가에 13.3%의 프리미엄이 더해진 주당 8.5달러, 총 1억7000만달러로 제시했다.
버라이존 커뮤니케이션즈(VZ)는 2.5% 올랐다.
버라이존 커뮤니케이션즈는 이날 1분기 순이익이 16억4000만달러(주당 57센트)로 전년동기 14억9000만달러(주당 51센트) 대비 1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내놓은 신용카드사 비자(V)는 정규장에서 0.7% 올랐으나 시간 외 거래에서는 3.9% 하락세다.
비자의 1분기 순이익은 3억1400만달러(주당 39센트)로 전년동기대비 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항목을 제외한 순이익은 4억100만달러(주당 52센트)로 팩트셋 리서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주당 44센트를 웃돌았다.
◇버핏 "美경기후퇴 진입..짧거나 얕지 않을 것"
워렌 버핏은 "미국 경제가 전통적인 측정방법으론 아직 경기후퇴 국면이 아니지만 실제로는 이미 진입했다"는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다.
버핏은 이날 미국 경제전문방송인 CNBC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경기후퇴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느냐는 기술적 개념보다는 거리에 있는 사람들(경제 주체를 의미)에 의해 규정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경기후퇴에 대한 개념은 일자리를 잃거나 자신의 MMF 계정에서 돈을 찾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 사람들에게는 정말 의미없는 것"이라며 "우리는 경기후퇴 국면에 있다"고 지적했다.
버핏은 특히 미국의 경제후퇴가 단기간내 회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짧거나 얕지는 않을 것"이라며 비교적 긴 경기후퇴 가능성을 경고했다.
◇울펜손 "비관한다!..글로벌 신용손실 1조弗"
제임스 울펜손 전 세계은행 총재는 "금융시장에 대해 비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글로벌 신용손실이 1조달러로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울펜손 전 총재는 이날 런던에서 열린 `유럽 연기금 및 저축은행 섬밋 2008`에 참석한 뒤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금융시장이 붕괴되지는 않겠지만 아직 숲에서 벗어나오지 못했고, 위기는 지속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 금융권은 지난해 여름 신용위기 발생 이후 3090억달러의 신용손실을 재무제표에 반영했다. 올펜손이 추정한 신용손실의 30%에 불과한 수준이다.
울펜손은 "앞으로 중대한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가 일해온 지난 30~40동안 이같은 경우는 보지 못했다"고 신용위기의 심각성을 깊이 우려했다. 이어 "IMF가 추정한 1조 가량의 손실이 현재의 컨센서스중 하나"라고 말했다.
◇美 주택 공실률 `사상 최고`
미국의 주택경기가 여전히 반등의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주택차압 등이 급증하면서 주택 공실률은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미국 상무부 통계국에 따르면 1분기 비어있는 주택의 수는 1860만채로 전년동기 1760만채 대비 5.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상 최대 수준.
골드만삭스의 얀 해지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공실률이 떨어지기 전까지 주택가격이 안정화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