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션 파문 포털로 확대..`포털 ID 대량으로 팝니다`

모 포털 아이디 대량 거래..정보 유출 가능성
게임계정 대포통장 졸업장 위조문서 판매..`충격`
  • 등록 2008-04-20 오전 6:00:00

    수정 2008-04-20 오후 7:22:37

[이데일리 류의성 임일곤기자] `옥션 해킹` 파문이 국내 인터넷업계를 뒤흔드는 가운데 국내 한 포털도 해킹을 당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지난달 중국 지역에서 운영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한 사이트에 지난 4월11일 옥션과 국내 한 포털사이트의 아이디를 대량으로 판매한다는 내용이 게재돼 있다. 옥션이 지난 2월 정보 유출 사실을 공개했고, 지난 4월17일에는 1081만명의 정보가 샜다고 시인했다.
 
`오투스카이`라는 사이트의 정보게시판에는 포털의 아이디를 거래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있다(사진). 작성자 `룡림`이라는 이가 쓴 `포털 아뒤 팝니다`란 게시물에는 해당 포털사의 사용자 아이디를 대량으로 판매한다는 내용과 함께 거래에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메일 주소가 적혀 있다. 
 
이밖에도 리니지2나 헬게이트런던,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 국내 인기 게임에 대한 계정을 판매한다는 내용과 리니지 자동프로그램, 한국IP 등 불법 프로그램도 매매되고 있다. 심지어는 인터넷포털 사이트와 게임사이트 해킹할 수 있는 사람을 찾으며 사례는 두둑하게 하겠다는 글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 오투스카이 정보게시판 내에 올라온 게시물. 포털의 아이디를 대량으로 판매한다는 내용과 함께 판매자의 아이디가 적혀 있다.

 
 


 
특히 이 사이트에는 `한국인 인터넷뱅킹 계좌` `대포 통장` `인민폐로 살 수 있는 한국 은행 계좌` `대학교 졸업장` 등 각종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있는 금융계좌나 위조 문서들이 같은 방식으로 거래되고 있어 사태 심각성이 크다.

국내 포털사이트를 이용하는 이용자의 아이디가 대량으로 매물로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옥션처럼 이 포털사가 해킹을 당했다고 단정짓긴 어렵다. 아이디는 해킹 없이도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해킹을 당해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면 아이디 외에도 `비밀번호`란 말이 적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넷보안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르다. 오투스카이처럼 불법 정보가 거래되는 사이트에서 돈벌이가 되는 비밀번호를 제외하고 아이디만 단순히 판매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장춘 지역에서 운영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 사이트가 운영자를 밝히지 않은 점으로 비춰볼 때 해커들이 국내 각종 불법 정보를 은밀하게 거래하는 곳으로 보고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한 해커는 "특정 사이트의 아이디를 대량으로 거래할 때는 비밀번호를 포함하는 게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그는 "아이디는 검색을 통해 수집하거나 전문 프로그램 등을 통해 구하는 등 수집 방법이 쉽기 때문에 돈벌이를 위해서는 꼭 비밀번호를 포함하게 된다"고 말했다.

인터넷업계 한 관계자도 "이 사이트가 불법 정보를 거래하고 있고, 게시물의 내용을 봤을 때 이 포털의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옥션을 비롯해 국내 많은 인터넷 사이트들이 대부분 해킹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쉬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심지어 해킹을 당한지 모르는 회사도 있다. 대대적인 검사가 있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킹 가능성에 대해 해당 포털 측은 강력 부인했다.

이 포털 관계자는 "우리가 만일 해킹됐다면 엄청나게 파장이 커지기 때문에 밝힐 수 밖에 없다. 쉬쉬하고 넘어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외 운영 추정 사이트에서 이 포털의 아이디가 매매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아이디를 무작위로 추출해 조합하는 방법, 해킹당한 옥션의 동일한 아이디가 이 포털에도 적용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해커들은 게임 아이템 등 돈되는 사이트를 노린다. 옥션 파문 이후 각별히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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