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새로운 악재는 아니었다

  • 등록 2007-07-12 오전 6:05:00

    수정 2007-07-12 오전 6:24:35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11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악재를 하루만에 딛고 일어섰다.

금융시스템에 금방이라도 이상이 생길 것 같았던 하루 전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단지 하루만에 분위기가 전환한 것은 크게 두가지로 해석되고 있다.

첫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어제 갑자기 부각된 새로운 악재라기 보다는 거듭돼 온 악재로 봐야한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에 따라 전날의 낙폭이 과도했던 게 아니냐는 인식이 고개를 들었다.

특히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총재 등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주요 인사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금융위기는 없다"는 낙관론을 잇따라 내놓으면 이같은 인식을 뒷받침했다.

제프리스 앤 코의 주식시장 수석 전략가인 아트 호간은 "어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금융시스템 전반에 확산될 것 같은 우려에 사라잡혀 있었지만 오늘은 그 정도로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고 진단했다.

두번째는 주식시장의 전형적인 호재들이 등장하면서 냉각됐던 투자심리를 녹였다.

우선 인수합병(M&A) 소식이 또다시 들려왔다.

제다우 아메리스틸은 동종업계의 차패랄스틸을 42억2000만달러에 인수키로 했으며, 콜게이트 팔몰리브가 세계 2위 소비재업체인 유니레버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도 퍼져 나왔다.

또 캐나다 알루미늄 제조업체인 알칸은 세계 2위 광산업체인 리오틴토와 합병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BB&T 애셋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제프리 샤피는 "M&A 소식이 들려올 때 마다 주식시장이 저평가돼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경향이 있다"며 "현재 주가의 수준은 매우 합리적이고 유동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2분기 기업실적(어닝) 시즌이 월가 전망치를 웃돌 것이라는 긍정론도 다시 등장했다.

특히 장 마감 이후 분기 실적을 발표한 거대 외식업체 얌브랜드에 대한 UBS의 투자의견 상향 조정이 이러한 분위기를 북돋았다.

세계적인 금융정보 서비스업체인 톰슨파이낸셜이 집계한 2분기 실적에 대한 월가 전망치는 `4.4% 증가`에 불과하다. 하지만 실제 발표되는 수치는 이를 넘어설 것이고, 이런 추세가 주식시장의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개를 다시 든 것이다.

밀러 타박의 주식시장 전략가인 피터 북바는 "투자자들은 여전히 2분기 실적이 서브프라임 우려를 극복하고 충분히 남을 정도로 호조세를 보일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트포드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퀸시 크로스비는 "대규모 자사주 매입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며 "이러한 추세가 주식시장 강세의 주요 원인이었고, 앞으로도 자사주 매입 발표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확산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잠재해 있다.

베일드 앤 코의 주식 트레이딩 디렉터인 짐 헤릭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가 언제 다시 부각될지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며 "시장은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한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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