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협력업체의 김 모 사장이 제 발로 경찰에 출석해 8일 새벽까지 밤샘 조사를 받았다.
김 사장은 김승연 회장의 측근인 김 모 비서실장과 김 회장 차남의 친구인 이 모 씨와 함께 이번 사건의 핵심 3인방으로 지목돼 경찰 전담반의 추적을 받아온 인물이다.
그러나 김 사장은 경찰 조사에서 청담동 주점과 청계산에는 간 적도 없고 폭력을 행사하지도 않았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또 한화측 요청으로 폭행현장에 인력을 동원했는지 여부 등에 대해서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사장에 이어 이날 김 모 비서실장이 경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번 사건의 핵심인물들의 잇따른 출석으로 경찰 수사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는 이번 사건에 조직폭력배가 연관돼 있다는 어제 경찰의 사실 확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조폭 개입 사실이 이번 사건에 또 다른 논란을 촉발하면서 한화측이 국면 전환을 시도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경찰의 고강도 압박전술도 한 몫을 한 것으로 관측된다.
전날 경찰청 수뇌부는 당당하다면 도망가지 말고 경찰의 조사에 떳떳이 임하라고 김승연 회장측을 옥죈 바 있다.
이와 함께 한화측이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 방침이 이미 결정된 마당에 경찰과의 줄다리기는 시간 낭비이며 사건의 조기 수습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도 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경찰보다는 법원에서 승부를 보자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화측은 조폭 개입 사실이 확인된 전날 경찰의 사전구속영장 신청 방침을 기정사실화하면서 경찰이 언제 영장을 신청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