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포함한 7명의 학부모가 두 달 동안 1200만원씩 모두 8400만원을 냈다는 40대의 A씨가 SAT(미국대학 입학시험) 고액과외 실태를 털어놓았다.
A씨는 최근 서울시교육청에서 ‘두 달에 600만원’의 고액학원을 적발한 데 대해 코웃음을 쳤다.
지난 6월 초 귀국한 A씨의 딸(미국 고교 3년)은 다른 유학파 학생 6명과 함께 지난 6월 12일부터 강남의 유명 SAT학원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이 중 3명은 미국에서도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다. 월·수·금 3일간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과외를 받기로 했다. 원장이 처음 요구한 돈은 1인당 ‘522만원’. 원장은 국내 유명 대학 강사가 수업을 하고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SAT점수를 보장한다고 약속했다.
SAT 수업 시작 열흘 후 원장이 슬슬 ‘작전’에 들어갔다. 원장은 “iBT토플로 바뀌기 전에 CBT 토플 점수를 따두는 게 유리하다”고 학부모를 설득했다. “그렇겠다” 싶은 학부모들은 토플 준비비로 389만원씩을 더 지불했다. 영어는 복습이 중요하다고 해서 일주일에 한두 번씩 ‘복습’시켜주는 비용 36만원도 따로 더 냈다.
유명대학 강사에게 세 번 정도 수업을 들었을 때쯤, 원장은 “강사가 개인적인 사정이 생겨 수업을 못하게 됐다”며 “대신 영국 유명대학 출신 강사를 소개해 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바뀐 강사 실력이 신통치 않자 아이들이 불만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학부모들이 알아보니 바뀐 강사는 유명대학 출신이 아닌 스물다섯의 평범한 대학 재학생이었다.
A씨의 딸은 7월에 친 토플시험에서 270점이 나와 그나마 만족했지만 200~210점을 받은 다른 학부모들의 불만은 폭발 직전이었다. 원장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제 다시 SAT 수업을 시작해야 한다”며 추가로 230만원을 요구했다.
이렇게 토플과 SAT수업을 바꿔가며 원장이 학부모들에게 두 달 동안 받은 돈은 1인당 1200여 만원이다. A씨 등 학부모들은 그 돈을 다 현금으로 지불해야 했다. 카드를 내밀자 원장이 얼굴을 찡그렸다. 원장은 “이곳에선 현금을 주는 것이 관행”이라고 했다. 7명의 학부모들이 두 달 만에 8000만원이 넘는 돈을 원장에게 바친 셈이다.
두 달 가까이 지났을 즈음 불만이 가장 많은 한 학부모가 원장에게 찾아가 환불을 요구했다. 원장은 버럭 화를 냈다. 원장은 “나에게 돈을 준 증거가 있으면 대보라. 신고해도 일주일 정지밖에 더 먹겠나”라며 오히려 학부모들을 협박했다.
그러나 이들 학부모들은 ‘또 다른 사례’를 듣고는 불만을 애써 삭일 수밖에 없었다. 남편이 치과의사인 집은 두 달 만에 1800만원을 지급했고, 8월 31일까지 토플 만점을 받게 해주기로 약속한 집은 3000만원을 지불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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