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뉴욕] 삼성전자의 정관변경과 관련한 외국 투자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 우선주 총 발행주식의 65%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 외국계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지난 97년 상법 개정으로 인해 보통주 전환에 대한 기대로 우선주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측의 입장은 97년 이후에 발행된 우선주들만이 10년이후 보통주 전환이 가능하고 그 이전에 발행된 우선주는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외국계 투자자들은 규정에 구주와 신주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없기 때문에 구주 역시 보통주 전환대상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우선주의 2%를 이미 2년간 보유하고 있는 헷지펀드인 엘리옷 어소시에이츠는 삼성전자의 이번 정관변경에 가장 비판적이다. 그동안 삼성전자측이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이 안될 것이라고 밝힌 적이 전혀 없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외국계 투자자들이 한국의 경제시스템과 법률적 해석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생긴 오해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역시 삼성전자 우선주에 투자한 인베스코의 이머징마켓 전문가인 크리스틴 롤리는 이에 대해 동의하지 못한다. 롤리는 "이미 2월초부터 삼성전자의 윤 종용 부회장에게 이메일을 보내 그같은 삼성전자의 움직임이 투자자들에게 대단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다고 밝힌 적이 있고 수차례 이메일 교환을 통해 우선주와 관련된 문제의 해결방안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롤리는 삼성전자의 이같은 움직임이 결국 삼성의 이건희 일가가 의결권을 축소당하기 싫어하는데다 우선주의 경우 주당순익 계산에 있어서 감안되지 않는다는 이점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롤리는 "개인적으로 삼성전자는 이머징마켓에서 손에 꼽을 정도의 대단한 회사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일관성을 상실했다"고 강조하고 결국 외국인들은 우선주를 팔아치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여전히 저렴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주 ING 베어링의 애너릴스트 제이 킴은 D램가격의 상승과 재고 감소를 이유로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가격을 18% 상향조정한 50만원으로 설정했다. 킴은 이같은 목표가격의 상향조정이 상당히 "보수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이번 삼성전자 사태를 보는 외국인들은 불만이 많을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첨예한 이해가 얽힌 문제를 너무 경솔하게 처리했다는 지적이다. 그러다보니 사뭇 감정적인 반응들도 나오고 있다. 한 외국계 투자자는 "그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축소되어야 할 때가 됐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었고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였지만 이제는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며 투덜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