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도매가격이 낮아진 데 반해 양돈농가는 사료 가격과 인건비 상승에 따른 생산비 급등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농가 수는 적지만 순수익을 내고 있는 양돈농가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서 개발한 ‘난축맛돈’ 사육농가이다.
‘제주재래흑돼지’는 일반 백색돼지에 비해 근내지방 함량이 높고, 고기색이 붉어 육질이 우수하나 성장이 느린 단점이 있다. 반면, 일반 백색돼지는 생산성이 높아 경제적으로 유리하다. ‘난축맛돈’은 제주재래흑돼지의 특징인 검은 털색 유전자와 우수한 육질을 보유하면서도 일반 백색돼지의 우수한 생산성을 갖추도록 만든 돼지이다. 2013년에 개발해 2014년에 돼지생축 자체를 특허등록 했다.
하지만 농가 시험보급 단계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들이 드러났다. 새끼돼지의 △생시체중 △같은 어미에서 생산된 새끼돼지 간 체중 균일도 △등지방 두께 △이모색 등에서 단점이 나타났다.
난축맛돈을 사육하는 농가의 경영 상황은 어떨까? 지난해 돼지고기 경매 지육단가는 제주흑돼지가 1kg 당 7290원, 난축맛돈이 8500원이었다. 제주흑돼지와 난축맛돈 모두 지육체중은 82kg, 출하 마릿수는 1000 마리로 동일하게 가정해 계산해 보자. 1000마리를 기준으로 제주흑돼지를사육했을 때보다 난축맛돈을 사육했을 경우에 약 1억 원의 추가 매출액이 발생하게 된다. 단순한 셈법이지만 생각보다 큰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난축맛돈 사육 농가 12개소 가운데 5개 농가는 연 평균 1만 마리를 생산하고 있다.
제주재래흑돼지라는 우리나라의 우수한 고유 유전자원을 발굴하고 활용 가치를 높임으로써 난축맛돈 이라는 브랜드가 탄생했다. 지난 20여 년간 난축맛돈 개발과 보급 과정에서 여러 시련이 있었으나, 현재 난축맛돈은 사육농가에게 작지만 강한 소득을 안겨 주고 있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앞으로도 현장 실용화와 농가 소득 증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를 지속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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