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금리가 대세…인터넷은행도 6개월사이 30→80%대로 ↑

고정형 주담대 비중 작년말 31.5%→6월말 77.5%
대출금리 ‘불씨’ 속 10명 중 8명이 고정 금리 선택
“올해까지 금리상승 기조…안전 택하는 차주 늘 것”
  • 등록 2023-08-30 오전 5:40:00

    수정 2023-08-30 오전 5:40:00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에도 채권 등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 흐름을 보이자 인터넷은행을 이용하는 차주들도 ‘변동형’ 금리보다 ‘고정형(5년 고정 후 변동금리로 전환·혼합형)’ 금리 상품을 주로 택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에서 주담대를 받은 차주는 작년 말 30%대에서 최근 80%대까지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8명이 고정금리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주담대를 취급하는 인터넷은행의 6월 말 기준 고정형 주담대 평균 비중(신규 취급액 기준·단순 평균치)은 77,5%로 집계됐다. 이들 은행에서 주담대를 받은 차주들 10명 중 8명 가까이가 고정금리를 선택한 셈이다.

고정형 주담대 비중은 지난해 말 31.5%에서 올해 3월 말 70%까지 올라섰고, 6월 말 80%에 육박했다. 특히 케이뱅크의 지난달 고정형 주담대 비중(카카오뱅크 비공개)은 무려 86%까지 올라섰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이들 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현재 변동형 주담대보다 최저 금리가 소폭 높은 수준이다. 카카오뱅크의 이날 기준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4.076~6.941%로 고정형 주담대 금리(연 4.15~6.749%)보다 최저 금리가 0.074%포인트 낮다. 케이뱅크도 마찬가지로 변동형 주담대 금리(4.13~5.98%)가 고정형 주담대(연 4.18~5.21%)보다 최저 금리는 낮게 설정돼 있다.

그럼에도 차주들은 고정형 주담대를 택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당분간 시장 금리가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고정형 주담대로 무게 추가 기우는 모습이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분간 긴축 기조를 당분간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 24~26일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과 별개로 대출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채권금리가 다시 오름세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8일 금융채 5년물(AAA) 금리는 4.343%로 지난달 27일(4.164%)과 비교해 0.179%포인트(p) 올랐다.

은행권 변동형 주담대의 준거금리로 주로 사용되는 7월 신규 취급액 코픽스는 3,69%로 3개월만에 하락 전환했지만 정기예금 금리의 상승 추세를 감안하면 다시 오름세를 나타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시장 현황을 보면 리스크 프리미엄이 반영된 채권 시장은 현재 상승 쪽으로 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변동금리 비중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국은행이 5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하긴 했지만 이창용 총재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자꾸 열어놓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올해까지는 소폭 금리 상승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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