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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외환당국이 국민연금공단과 체결한 350억달러 규모의 외환스와프는 환율을 낮추는 효과를 냈다. 상승세를 보였던 환율은 외환스와프 체결 소식에 연이틀 급락해 지난 14일 1298.9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종가 기준 1300원을 밑돈 것은 지난 3월 30일 이후 약 보름 만의 일이다. 당시 시장에선 “1320원대 환율이 신경쓰였던 외환당국이 손 안 대고 코 풀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외환스와프 효과는 금새 소멸됐다. 환율은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닷새간 29.3원이나 올랐다. 특히 지난 20일엔 장중 고가 기준 1332.3원까지 치솟아 지난해 11월 29일(1342.0원) 이후 4개월 만에 1330원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같은 달러와 원화의 동반 약세는 무역적자 등 대내적인 요인에 의한 ‘펀더멘털 약화’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은은 최근 발간한 ‘금융·경제 이슈분석’ 보고서에서 “(원화 약세는) 미국의 통화 긴축 불확실성에 더해 무역수지 적자 지속 등 국내요인에도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환율 상단을 단기적으로 135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최대 2개월 가량 환율 상단을 1350원대로 열어뒀다”며 “외환당국은 1350원선을 뚫리지 않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리은행은 분기보고서에서 “비관적인 수출경기 전망 탓에 원화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 부진이 우려된다”며 “통화가치 함수 항목 중 성장과 자산성과 모두 원화는 달러에 밀린다. 1350원 저항선까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대외적으론 다음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주목된다. 미국의 긴축기조가 어느 정도 종료됐다는 신호가 나온다면 환율이 안정세를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시장에선 이번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하더라도, 금리 인상기조는 종료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라며 “이에 호응하는 메시지가 나오면 환율은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